SK이노베이션이 중국에 두 번째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2021년 말 완공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전량 중국에서 제작되는 전기차에 공급된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16일 “중국의 한 지역에서 지난 1일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자세한 지역과 배터리 공급처는 비밀유지계약상 아직 공개할 수 없다”며 “연간 생산능력이 22GWh 수준인 대형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22GWh는 연간 일반 전기차(30㎾h) 73만 대, 고성능 전기차 35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중국 내 신규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5799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이 금액은 초기 투자비용이다. 공장 건설에는 2조원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중국 배터리 공장 건설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 등과 함께 장쑤성 창저우에 7.5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이 공장은 올 하반기 완공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SK이노 "폭스바겐과 합작사 추진"

SK이노베이션이 이달 초 착공한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2021년 말께 완공될 예정이다. 자국 전기차 배터리 회사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중국 정부의 ‘특혜성 정책’이 끝나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의 기존 고객사(완성차업체) 중 한 곳에 전량 납품된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는 현대자동차와 다임러, 폭스바겐 등이다. 이 중 다임러는 주로 LG화학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추가로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내 두 번째 공장이 완공되기 전에 중국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 등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다른 곳에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손잡고 배터리팩 합작사인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베이징자동차와 베이징전공이 51%, SK이노베이션이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BESK는 창저우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윤 대표는 폭스바겐과의 합작법인 설립도 마무리 단계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본 조건들은 이미 합의가 됐고 세부적인 협의만 남았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과의 합작법인 계약이 마무리되면 SK이노베이션과 폭스바겐이 출자한 합작법인은 헝가리에 16GWh 규모의 공장을 짓게 된다. 윤 대표는 “폭스바겐 외에 다른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도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협의 중”이라며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자동차 회사들과 합작법인을 늘려 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은 ‘선(先)수주 후(後)증설’을 통한 글로벌 확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방침”이라며 “미국 중국 헝가리 등 3개 국가를 중심으로 추가 공장 건설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