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 채용 허용해달라"…英 식품업계 코로나 인력난 호소
<물자 공급에 차질이 생긴 영국. 식료품 가게 선반이 텅 비었다 / 사진=연합뉴스>

브렉시트와 코로나19 대유행의 이중 타격으로 심각한 노동 위기를 맞은 영국의 음식제조업 관련자들은 죄수들을 인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영국 내 정육점, 도축장 그리고 가공업자를 대표하는 식육공급협회는 지난 23일 법무부와 접촉하여 수감자를 고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협회 측은 일자리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감자가 당일 일급을 지급받고 근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꾸리고 있다.

식육공급협회 회원 토니 구거는 "식품 업계 대부분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인력 보강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참여할 인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구거에 따르면 영국 내무성은 국내 노동력을 우선시하라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구거를 비롯한 식육공급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노동력을 활용하여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식육공급업계 인력난은 다른 업계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어 영국 내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대형 화물차 운전수의 자리 9만 여개가 이미 공백이고 이로 인해 영국은 물자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는 급여율을 높이고 보너스를 제공하며 운전자 채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영국 물류그룹의 데이비드 웰스 최고경영자(CEO)는 “업계 단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정부 쪽에서도 HGV(대형 화물차) 운전면허시험 횟수를 늘리고 EU 운전사에게 임시 비자를 발급하는 등 노력을 병행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법무부 측은 수감자 채용을 두고 "범죄자가 형기 중 혹은 석방 후 일자리를 구하게 되면 재범률이 훨씬 낮아진다"며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모든 산업을 도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정기자 rajjy55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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