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1명` 구출이 전부…일본, 카불 철수작전 `망신`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자국민과 현지인 협력자를 대피시키는 작전에 나섰던 일본 정부의 부실한 일 처리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은 이번 작전에 자위대 수송기 3대와 정부 전용기 1대를 투입했지만, 아프간 현지인은 한 명도 대피시키지 못했다.

일본 정부가 계획한 이번 대피 작전의 일환으로 아프간에서 빠져나온 사람은 교도통신 통신원으로 일해온 야스이 히로미 씨 한 명뿐이다.

그는 자위대 C-130 수송기편으로 27일 오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결과적으로 일본 정부가 자국에 도움을 줘온 아프간 협력자를 한 명도 대피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의 위기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자국 대사관 및 일본국제협력기구에서 근무했던 아프간 직원 및 그 가족 등을 대피시키기 위해 수송기 파견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처음 나온 시점은 지난 22일이었다.

스가 총리는 그날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보국장 등과 대책을 논의한 뒤 이튿날인 23일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C-2 수송기 1대, C-130 수송기 2대, 정부 전용기 1대 등 총 4대의 파견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 인접국인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 공항으로 파견된 자위대 수송기가 25일 밤부터 26일 오후 사이 두 차례에 걸쳐 카불공항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대피 희망자들이 카불공항에 도착하지 못하는 바람에 수송작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일본인을 포함한 대피 희망자 수백 명이 20대 이상의 버스에 나눠타고 카불공항으로 출발했지만,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이동을 포기하는 상황도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일본 정부는 최대 500명을 대피 대상으로 잡았지만 결국 자국민 1명만 데리고 나오는 데 성공한 셈이 됐다.

한편 마이니치, 산케이 등 일본 주요 신문은 28일 한국 정부가 아프간 협력자를 대피시키는 데 성공한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한국 정부가 `미라클`(기적)로 명명한 구출 작전을 통해 아프간에서 한국을 도운 현지 직원과 가족 390명을 탈출시켜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로 받아들였다며 한국의 대피 작전이 성공한 경위를 자세히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도 일본처럼 대피 희망자가 카불 공항에 집결토록 한 뒤 수송할 예정이었지만 탈레반이 검문소를 설치하고 공항 접근을 막자 애초 계획을 바꿨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미국과 탈레반 간 사전 합의에 따라 공항으로 들어갈 수 있는 미국 계약 버스 6대를 확보해 아프간 협력자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카타르에 대피했던 한국대사관 직원 4명이 카불로 복귀한 뒤 미국과 직접 교섭에 나서 각국과의 카불 공항 운송편 쟁탈전에서 승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기자 1명` 구출이 전부…일본, 카불 철수작전 `망신`
(사진=연합뉴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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