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25일(14: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 HK이노엔, 크래프톤 등  '대어'들 사이에 낀 중소형 공모주들은 청약 열풍에 올라타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 /한경DB
카카오뱅크, HK이노엔, 크래프톤 등 '대어'들 사이에 낀 중소형 공모주들은 청약 열풍에 올라타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 /한경DB
대형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7말8초'(7월 말과 8월 초)에 줄이어 나오며 청약 일정이 겹치는 중견·중소 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IPO '대어'들로 청약 자금이 쏠리며 상대적으로 소외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마지막주부터 8월 둘째주까지 13개 기업이 IPO에 나선다. 이중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HK이노엔, 롯데렌탈 등 대형 기업들은 일반 청약일이 겹치지 않는다. 청약 증거금 환불일(통상 청약일 2영업일 뒤 반환) 이후 다음 기업의 청약 일정이 진행된다. 오는 26~27일 일반 청약을 진행하는 카카오뱅크의 증거금 환불일(29일)은 다음 대형 IPO인 HK이노엔의 일반 청약이 시작하는 날이다. 카카오뱅크에 청약했다 배정받지 못한 증거금으로 HK이노엔에 청약이 가능하다. 또 HK이노엔의 증거금 환불일은 3일로 크래프톤의 일반 청약 기간 내다.

하지만 이들에 비해 규모가 작은 중견·중소기업들은 청약 일정이 겹치며 난처해졌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은 카카오뱅크와 같은 날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채용 매칭 플랫폼 기업 원티드랩은 크래프톤과 청약일이 겹친다. 기능성식품기업 에스앤디, 철강소재기업 아주스틸, IT인프라 솔루션기업인 브레인즈컴퍼니 등 세 곳은 롯데렌탈과 경쟁하게 된다. 다음달 IPO를 앞둔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 규모와 인지도를 놓고 보면 경쟁이 어려운 대형 기업인 만큼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경쟁이라 보지 않고 덕분에 우리 기업을 알리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모주 대전]'대어' 사이 낀 중소 공모주는 '울상'
반면 대형 기업과 일정이 겹치지 않는 일부 기업들은 '그들만의 경쟁'을 벌이게 된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플래티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 엠로는 각각 8월 4~5일 청약을 진행한다. 청약 마지막날이 크래프톤의 청약 증거금 환불일이다.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인 딥노이드와 안전라이프기업인 한컴라이프케어는 8월 5~6일 청약을 진행해 플래티어·엠로와 일부 청약일이 겹친다. 두 기업은 당초 카카오페이 증거금 환불일 전이라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카카오페이의 상장 일정이 9월 이후로 미뤄지며 한 숨 돌렸다.

일각에선 틈새시장 공략 차원에서 이들 기업의 IPO가 더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IPO는 경쟁이 치열해 공모주 배정받기가 어려워져서다. 증권사 중복청약이 사라지고, 비례배정의 청약 한도가 정해져 있어 자금이 많은 투자자들도 대형 IPO 한 곳에만 집중하지 않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오히려 알짜 기업에 집중하거나 균등배정 제도를 활용해 다양한 기업들에 투자자금을 분산시키는 전략이 나올 수 있다"면서 "대형 기업보다 실속을 챙길 수 있는 기업들이 조명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