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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영산강 주변 농민 "물 부족해진다" 집단 반발
정부가 지난달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보 5곳 중 3곳을 해체하고 나머지 2곳을 상시 개방하겠다고 발표하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날 공주보 주면에 보 철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보 5곳 중 3곳을 해체하고 나머지 2곳을 상시 개방하겠다고 발표하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날 공주보 주면에 보 철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금강·영산강 5개 보(洑) 중에서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2개 보(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도 수문을 최하 수위까지 내리는 ‘상시 개방’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4대강 재(再)자연화’를 위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있다는 평가다. 보 주변 지역 농민들이 “농업용수 확보가 어려워진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환경단체들은 “모든 보를 해체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보(洑)는 환경파괴 주범인가

정부, 수질 악화 이유로 세종·공주·죽산보 철거키로

10년 전 이명박 정부는 홍수와 가뭄을 예방하고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확보한다는 취지로 4대강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의 원리는 간단하다. 한강, 영산강, 낙동강, 금강 등 강바닥에 퇴적된 흙을 긁어내는 작업, 주변에 제방을 쌓는 작업 등을 통해 물을 담는 그릇을 키웠다. 이후 흐르는 물을 막는 시설인 보를 만들어 가물 때는 물을 가둬 농업용수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홍수나 태풍이 오면 보에 달린 수문을 열어 물량을 조절한다. 2008년 12월 사업을 시작해 2013년 총 16개 보를 완공했다. 사업에 들어간 사업비는 총 22조2000억원이었다.

보를 세우면 강물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지만 유속이 크게 감소한다. 환경단체들은 ‘고인 물은 썩는다’는 논리로 유속 감소로 인해 수질이 악화되면서 4대강 생태계가 파괴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4대강 보를 환경 파괴 주범으로 꼽는 이유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는 “보 때문에 수질이 나빠졌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염 물질이 유입되는 게 핵심적인 원인인데 물을 흘려보내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얘기다. 당장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농민들은 “설사 환경론자들의 말이 맞더라도 여름철 녹조가 심할 때만 수문을 열어 물의 흐름을 빨리 만들면 되지 굳이 멀쩡한 보를 철거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4대강 사업에 대해 4차례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지만 결과는 정권에 따라 달랐다. 박근혜 정부 초기엔 ‘졸속 결정’이라고 비판받았다가 2015년 충남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면서 긍정적으로 재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직후 4대강 사업에 대한 네 번째 감사를 지시하고 16개 보 중 6개 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도록 했다.

“3800억원짜리 보 없애라니”

환경부는 5개 보를 상시 개방해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를 해체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세종보와 죽산보는 완전한 해체를, 공주보는 보 상부의 공도교를 유지하고 나머지 구조물을 없애는 부분 해체를 제안했다. 공도교를 남겨두는 건 지역 주민의 차량 통행권을 보장하는 차원이다.
정부, 수질 악화 이유로 세종·공주·죽산보 철거키로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상시 개방은 수문을 최저 수위까지 항상 개방하고 가뭄 등 비상 상황 때만 막겠다는 의미다. 보 해체까지는 아니지만 본연의 물 저장 역할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이번 결정으로 5개 보 건설에 쓰인 총 3830억원의 사업비가 매몰 비용이 돼 사라지게 됐다. 오히려 보를 해체하는 비용 1667억원(추정치)이 추가된다. 10년 전 세종보 건설에는 150억여원, 공주보에는 1130억여원, 죽산보에는 600억원의 사업비가 쓰였다. 백제보와 승촌보는 각각 1050억원, 900억원 들었다.

금강과 영산강 인근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 건설 덕분에 농업용수를 충분히 써왔는데 보를 철거하면 당장 취수에 어려움을 겪게 돼서다.

공주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 관계자는 “하천 오염은 물이 고여서 썩는 게 아니라 지천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 때문인데 정부가 환경주의자들 주장만 듣고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쟁위는 공주보 해체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NIE 포인트

우리나라 지도에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 강)의 위치를 표시해보고 어느 지역이 4대강의 영 향권에 있는지 알아보자. 4대강 보의 긍정적인 역할과 부정적인 영향을 나눠서 생각해보고 4대 강 보 해체에 대해 찬반을 나눠 토론해보자.

심은지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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