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유난히 말 많았던 우리 경제, 금융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었지요.

한국경제TV는 다사다난했던 금융업계의 올 한 해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사사건건 엇박자로 갈등을 빚었던 금융당국에 대해 임원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 정책과 제도를 총괄하는 금융위원회.

금융기관 감독과 검사를 맡은 금융감독원.

`한 몸`을 자처하며 두 기관은 지난 10년을 불협화음 없이 지냈습니다.

관료 출신이 금감원 수장으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두 기관 사이에 균열은 은행, 시민단체, 경제학자 출신이 금감원장으로 오면서 시작됐습니다.

더이상 금융위의 하급기관이 아닌 감독기구로서 금감원이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겁니다.

삼성증권 배당 사건과 은행 대출금리 조작, 키코 재조사와 케이뱅크 특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에 이르기까지.

금융위, 금감원 두 기관은 사사건건 이견을 보이며 부딪쳤습니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반항`이 불편했고 금감원은 `하청` 쯤으로 여기는 금융위의 태도가 불만이었습니다.

급기야 금융위가 금감원의 내년 예산에 대해 삭감 결정을 내리면서 두 기관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금융위는 감사원과 공공기관 운영위의 금감원 운영 개선 요청에 따른 조치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긋고 있지만 금감원에선 예산을 앞세운 금융위의 이른바 `금감원 길들이기`라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인터뷰] 이인규 / 금융감독원 노조위원장

"금감원 경비에 한해서는 5% 삭감을 했고요. 총액 기준으로 39억원 줄었습니다. `예산 갑질`로 의심되는 행위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직원들이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는 거죠."

두 기관 간 갈등이 극에 달하자 아예 이 참에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하자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금융위에 종속된, 지금의 `어정쩡한 동거` 상태에서 금감원이 제 목소리를 낼 때마다 금융위와 부딪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고동원 /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서로 두 기관이 갈등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그런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금융정책 기능은 정부 즉 기획재정부가 맡고 금융감독 기능은 금융감독원이 맡는게 해법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당위성만 외칠 뿐 실제 국회 차원의 개편 움직임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금융위, 금감원 간의 불협화음은 당분간 지켜보는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임원식기자 ry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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