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이제는 환율전쟁으로까지 격화되고 있습니다. 양 국간 힘겨루기에 환율이 요동치면서 수출경쟁력 저하는 물론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에서 기계부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은 최근 무역전쟁에 이어 ‘쩐(錢)’의 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는 미국·중국간 격돌에 눈 앞이 캄캄할 따름입니다.

무역전쟁으로 주문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에서 환율전쟁으로 원·달러, 원·위안화가 출렁이고 각국의 통화가치 하락 움직임에 그나마 명맥을 이어온 신흥국 수출마저 고사 직전이 됐기 때문입니다.

관세부과 우려로 최근 대기업으로부터 공급 물량조정을 통보 받은 이 업체는 2~3년간 수출에 단비가 됐던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마저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무역·환율전쟁의 후폭풍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처럼 공장을 해외로 옮기던지 환 리스크 대비가 돼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는 먼 나라, 남의 이야기일 뿐 속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경남소재 A 부품사 CEO

“회사를 외국으로 가던지 솔직히 (앞이 보이지 않아) 골치 아픈데 이 짓을 왜 하나 싶고 무슨 돈을 벌겠다고, (환 대응) 해 본들 소용이 없다. 대책 아무것도 없지 않나”

원화 환율이 오르면 달러표시 수출 가격이 낮아져 도움이 되지만 높아진 관세장벽에다 신흥국시장 마저 판로가 막히게 되는 등 문제가 간단치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상품과 대부분의 영역에서 분야가 겹치는 중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오르고 미국으로 수출이 막힌 중국이 우리 주요 수출국에 물량을 풀어 낼 경우 경쟁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인터뷰>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

“중국의 위안화 약세 방치 정책, 가격 경쟁력 확 떨어진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 수출 길 막혔다. 관세 물렸는 데 수출이 안되면 그 물량 다른 (아세안) 시장 쏟아낼 가능성”

글로벌 무역량 자체가 위축되는 사이 자동차·철강 등 대미수출, IT·부품·중간재 등 대중수출 타격에 더해 키코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중소수출기업들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버틸 여력이 없습니다.

트럼프와 시진핑간 정치 역학구도에 따른 시간 끌기, 향후 경제패권을 높고 강대강 대립을 불사중인 거대 국가들간 틈바구니에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내쉬는 한숨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김정필기자 jp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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