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에서 열연한 배우 지승현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에서 열연한 배우 지승현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청률 40%를 바라보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주인공 이동진(이동건), 나연실(조윤희) 커플에겐 악의 축으로 치부되는 홍기표(지승현)는 나연실을 사랑하는 마음에 그의 아빠에게 장기를 이식했다고 거짓말했다. 이동진에게 가는 나연실을 납치하기도 했다.

홍기표를 연기한 지승현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불쌍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극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지승현은 홍기표의 전사(前事)를 그려내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했다.

10. 주말마다 얄미운 남자가 된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홍기표를 연기 중이다.
지승현: 모두가 미워해도 나는 내 배역을 이해해야 연기를 할 수 있지 않나. 대본을 읽을 땐 나 역시도 홍기표가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교도소에 있을 때 사랑하는 나연실(조윤희)이 이동진(이동건)과 결혼을 약속했다. 10년 동안 나연실을 속인 건 잘못한 거지만 얼마나 사랑하면 그랬을까. 사랑 표현방법을 모르는 놈이다.

10. 초반엔 악역이지만 의리남의 모습이 있었다. 점차 찌질해진다고 해야 할까.
지승현: 캐릭터가 10명이 넘게 등장한다. 찌질하게 연기를 해서 차별성을 둔다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남자 시청자들이 ‘남자 망신을 다 시킨다’고 하더라.

10. 댓글을 의식하나 보다.
지승현: 아내가 재미있는 댓글을 찍어서 보내준다. 캐릭터를 욕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만큼 연기에 대한 칭찬도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10. 굴곡이 큰 캐릭터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홍기표를 입체화시켰는지?
지승현: 처음 시놉시스엔 ‘나연실을 좋아하다가 그가 이동진에게 간 뒤 괴롭히다가 사라진다’는 정도만 있었다. 대본에 충실 했었는데 점차 캐릭터가 변화하다 보니 나 역시도 조금 더 악하고 찌질하게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홍기표가 그렇게 행동을 해야 나연실이 떠나기 더 쉽지 않을까. 그래서 주변 여자 스태프들에게 싫어하는 남자들의 행동을 물어보고 다녔다.

10. 홍기표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까?
지승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홍기표에게는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사랑 표현방식의 오류와 사랑을 마음이 아니라 보상으로 해결하려는 거다. 홍기표는 나연실에게 계속해서 ‘나한테 오면 잘 먹고 살 수 있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제안을 하지 않나. 이해가 힘들수록 홍기표의 살아온 전사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홍기표 역시 돈 때문에 건달생활을 시작했고 남의 입장을 생각할 새 없이 바쁘게 살았다. 그러니 자신의 행동이 사랑이라고 믿는다. 그의 신념이 있는데 주변에선 다 틀렸다고 말한다. 불쌍하다. 아, 지금도 눈물 나려고 한다.(웃음) 그래도 결국엔 홍기표가 현명한 선택을 하고 나연실을 잘 보내줬으면 한다.

배우 지승현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지승현 /사진=조준원 기자

10. 알콩달콩한 이동건과 조윤희의 연기를 보며 외롭기도 할 것 같다.
지승현: 정말 그런 마음이 든다. 교도소 장면을 오래 혼자 찍었었다. 이후에 세트 촬영장에서 두 사람이 혼인신고 하는 장면을 모니터로 봤다. 이후에 연기를 하는데 정말 화가 나더라. 엄마한테 두 사람의 혼인신고 사실을 듣는 장면이었는데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흥분해서 방방 뛰었다.

10. 극 중 적인 이동건과 촬영장에선 어떨까?
지승현: 최근에 소주 한 잔 했다. 연기적인 얘기도 했는데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밸런스를 맞출지 조율을 했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도 두 남자가 소주를 하며 회포를 푸는 모습이 공개될 거다.

10. 적대관계인 이동건조윤희 커플 외에도 차인표라미란, 현우이세영, 최원영오현경 커플이 있다. 즐겨 보는 커플이 있나?
지승현: 동진이네(이동건-조윤희)는 별로다.(웃음) 나는 차라커플(차인표-라미란)이 정말 재미있더라. 아웅다웅 살면서 소시민적인 고민들을 하지 않나. 아이를 낳는 고민부터 재산 고민까지. 그래서 나도 시청자분들도 공감을 하는 것 같다.

10. 극 중 홍기표가 출소하도록 도와준 민효주(구재이)와 이어지는 건 어떨까.
지승현: 안 그래도 감독님이 그 얘길 하더라. 우리 구재이와 교도소에서 같이 촬영을 했는데 잘 어울린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구재이한테도 ‘비하인드로 우리가 이어지면 어떨까’라며 농담을 한 적이 있다. 물론 농담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