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현재 (미국) 대부분 회사의 자율주행차 상용화 수준은 90%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남은 10%가 이전의 90% 보다 더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마틴 에버하드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전CEO(최고경영자)는 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K 글로벌@실리콘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자율주행의 가장 핵심적 분야는 센서와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v남은 10%의 여정에는 자율차에 대한 당국의 규제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완벽한 안전성 확보가 급선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에버하드 공동창업자는 "최근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사고가 언론에 많이 거론되면서 안전에 대한 이슈가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자율주행의 상용화가 교통사고 감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만, (자율주행차의) 여러 문제로 인해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율차 보다는 전기차의 미래가 훨씬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면서 "한국도 전기차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다른 이들도 '안전' 문제에 공감을 표시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의 글렌 디보스 부사장은 "자율주행차는 연결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차, 차와 차, 차와 도시 등이 모두 연결되면서 서비스의 보안 문제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자율차 시대의 해킹 문제는 실리콘밸리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과 연결된 자율차를 해킹할 경우 테러의 도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안전과 보안 문제를 강조하는 이유다.

디보스 부사장은 자율차 부분에서 한국업체와의 협력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보안 솔루션에 강점이 있어서 이런 부분에서 협력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2위의 차량공유회사인 리프트의 애너벨 창 공공정책국장은 "5년 내 리프트는 자율주행 택시를 시작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제 차량은 소유가 아니라 공유의 개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 국장은 "미국은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가 자율주행 규제를 완화하면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한국에서는 제주도처럼 제한된 지역에서 레귤레이션(규제) 프리존을 만들어 시범 운행을 한다면 자율주행의 미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율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 부품 제조업체 쿼너리지 시스템즈의 루에이 엘다다 창업자 겸 CEO도 "제주도에서 추진하는 자율주행 테스트에 쿼너리즈도 참여하고 싶다"며 "현대, 기아, 삼성 등과의 협력 관계를 견고히 만들고 싶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 측 패널로 참석한 실리콘밸리 코트라의 김필성 차장은 "한국은 현대, 기아차 등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를 보유하고 있고, 3천869개의 부품회사가 있을 뿐 아니라 삼성이나 LG와 같은 세계적 전자회사들의 기술력과 빅데이터 서버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면서 "한국이 자율차의 매력적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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