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전망 영향…전체 외화예금은 665억 달러로 감소

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 잔액이 줄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 개인의 달러화 투자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6년 9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665억 달러로 8월 말보다 8억4천만 달러 줄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 외국 기업 등이 국내에 외화로 예치한 예금을 가리킨다.

이로써 외화예금은 지난 4월 516억8천만 달러에서 5월 469억 달러로 줄어든 이후 넉 달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외화예금은 지난 6월 500억 달러에서 7월 557억4천만 달러, 8월 569억2천만 달러로 늘면서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한은은 지난달 외화예금 감소는 기업의 달러화 예금 및 위안화 예금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 달러화 예금의 잔액은 565억2천만 달러로 한 달 사이 4억 달러 줄었다.

이 가운데 기업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이 468억4천만 달러로 11억7천만 달러 감소했다.

고석관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중화학, 건설 등의 업종에서 대기업들이 분기말 차입금을 상환하려고 달러화 예금을 인출했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96억8천만 달러로 8월보다 7억7천만 달러 늘었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7∼9월) 개인의 달러화 예금 증가액은 26억7천만 달러나 된다.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사상 최대치로 작년 7월 말 50억 달러와 비교하면 1년 2개월 사이 두 배 수준으로 뛴 것이다.

위안화 예금의 잔액은 16억 달러로 한 달 동안 3억 달러 줄었다.

증권사들이 만기가 된 정기예금을 많이 인출했다.

유로화 예금 역시 30억5천만 달러로 8월에 비해 4천만 달러 줄었다.

반면 엔화 예금은 증권사들의 투자 확대로 한 달 동안 9천만 달러 늘었다.

전체 외화예금을 예금주체별로 보면 기업예금이 553억 달러로 16억9천만 달러 줄었다.

개인예금 잔액은 112억 달러로 8억5천만 달러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외화예금 잔액을 은행별로 보면 국내 은행은 573억 달러로 2억3천만 달러 늘었고 외국은행 국내 지점은 92억 달러로 10억7천만 달러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