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윌리엄슨 교수, 세계고혈압학회 발표
"관리 목표, 수축기 혈압 140㎜Hg→120㎜Hg 이하로"


혈압 관리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목표치를 낮게 잡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금까지 고혈압 관리의 목표가 수축기혈압 140㎜Hg였던 것과 달리 120㎜Hg 이하로 조정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더 줄일 수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다만 혈압 기준을 낮출 경우 관리 대상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 적용하려면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레스트대 의과대학의 제프 윌리엄슨 교수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 강연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스프린트'(SPRINT, 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하위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스프린트 연구는 수축기혈압이 130∼180㎜Hg인 50세 이상 환자 9천361명을 대상으로 목표 혈압을 평가한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혈압 관리 목표는 더 낮출수록 더 좋다'는 전략을 적용하는 근거가 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윌리엄슨의 이번 강연은 스프린트 임상 정보를 추가 분석한 것이다.

윌리엄슨 교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혈압 환자들의 수축기혈압을 120㎜Hg 미만 목표로 치료한 결과, 140㎜Hg 목표치료군과 비교했을 때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모두 감소했다"고 말했다.

특히 3년 이상 추적관찰 후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목표치를 수축기혈압 140mmHg로 잡은 표준치료군에서는 148건의 심혈관질환이 발생했으나 집중치료군(수축기혈압 120㎜Hg 미만)에서는 102건으로 위험비가 34% 줄었다.

전체 사망 비율 역시 표준치료군에 비해 집중치료군에서 33% 낮았다.

두 치료군의 이상 반응 발생률은 큰 차이가 없었다.

또 윌리엄슨 교수는 "75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도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치료보다 12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집중적인 치료가 주요 심혈관 질환과 사망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 환자에 이 기준을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논의와 합의가 선행돼야 할 전망이다.

당장 기준치를 낮출 경우 혈압 환자가 대폭 늘어나는 데다가 2014년 유럽심장학회(ESC)ㆍ고혈압학회(ESH)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한 140㎜Hg와도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김종진(강동경희대병원) 세계고혈압학회 서울대회 사무총장은 "혈압 관리 목표치를 조정하는 건 아직 의료계에서도 명확한 결론에 이르지 못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단 혁신적인 연구결과가 공개된 만큼 이번 학회에서 이를 논의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