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현대자동차가 6천800만 달러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일부 중국 딜러들과 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30여명의 수입 현대차 딜러들은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현대차 중국 법인 사옥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면서 현대차가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 탓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딜러들이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낸 사진들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들은 현대차는 악덕기업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현대차의 공인 딜러들은 한국에서 수입된 차량 혹은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현대차를 판매할 수 있지만 둘 다 판매할 수는 없게 돼 있다. 현대차와 딜러들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수입된 현대차는 2011년의 3만7천370대보다 크게 줄어든 7천대에 불과했다. 현대차는 중국 수출물량을 추가로 2천대 가량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딜러들은 당초 피해보상 금액으로 9억 위안(1억3천600만 달러)를 요구했으나 갈등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고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금액을 낮췄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입수한 현대차의 성명에 의하면 현대차는 이들의 요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들의 어려운 처지를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는 20일 이들 딜러에게 전달한 성명에서 "우리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딜러들이 일단 순번에 합의하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중국 법인의 홍보 담당자는 딜러들과 접촉한 바 있으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서울 본사는 딜러들이 받았다는 성명이 진짜인지를 당장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중국 딜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우리는 가능한 한 조속히 사태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보상을 받으면 당장 현대차와의 제휴를 끝내겠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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