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면세점, 2층 전체 명품시계 입점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에 명품 시계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다. 두산이 매장 위치와 면적 등 유리한 조건을 이들 시계 브랜드에 제시하자 입점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당초 젊은 층이 많은 상권의 특성 때문에 명품 업체들은 입점을 꺼렸다.

24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스와치그룹코리아와 리치몬트코리아 등이 26일부터 유명 시계 브랜드 매장을 두타면세점에 내고 판매를 시작한다. 스와치그룹코리아는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해밀턴과 미도 등을 먼저 판매할 계획이다. 론진과 라도, CK 등은 매장 인테리어를 마치는 다음달 초 입점할 예정이다. 이들 브랜드 중 미도는 국내 매장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이곳에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도 관계자는 “세라믹 시계로 유명한 미도를 찾는 중국 소비자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며 “두타면세점은 젊은 층이 많이 찾고 늦게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브랜드 홍보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면세점과 달리 두타면세점은 밤 10시까지 영업한다. 오후 8시에 문을 닫는 시내면세점에서 쇼핑을 하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밤시간대에 상당한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타면세점, 2층 전체 명품시계 입점
고가 브랜드가 많은 리치몬트코리아도 우선 2~3개 브랜드를 입점시키기로 했다. 예거르쿨트르(사진)와 파네라이는 부티크(벽에 붙여 개별 출입구를 낸 넓은 매장) 형태로 입점하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달 말께 문을 연다. 리치몬트그룹 내에서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IWC는 연말에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어 두타면세점 입점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우림FMG가 들여오는 쇼파드와 빅토리녹스, 로즈몽, 타이멕스 등도 두타에 매장을 연다. 명보아이엔씨가 수입하는 태그호이어, 위블로, 제니스, 보메&메르시에와 배재통상이 판매하는 티토니 등도 들어올 예정이다.

면세점업계에선 두타가 2층 전체를 명품 시계 층으로 꾸미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명품시계 마케팅 담당자는 “두산이 중국인 관광객 등 면세점 시장의 ‘큰손’을 매장에 오게 하기 위해서는 명품 시계 입점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시계 브랜드에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타면세점은 이들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매장 위치와 면적, 입점 수수료 등 여러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2분기에 매출 1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 평균 매출은 2억원대 수준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 네 곳의 시내면세점이 추가 선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자리 잡지 못한 신규 사업자는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며 “브랜드 발굴 능력, 관광객 유치 노하우 등 경쟁력 있는 면세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