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지방과 당분을 과다섭취한 여성의 자녀는 나중 행동장애(conduct disorder) 내지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 발달 정신병리학 교수 에드워드 바커 박사 연구팀이 '에이번 부모-자녀 종단연구'(Avon Longitudinal Study of Parents and Children)'에 참가한 모자(母子) 164명의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와 헬스데이 뉴스가 18일 보도했다.

아이 중 83명은 행동장애가 있었고 81명은 정상이었다.

연구팀은 임신 중 식습관과 자녀의 행동장애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 중 지방과 당분을 과다 섭취한 자녀는 7세 이전에 행동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크고 이후 13세까지 ADHD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아이들이 출생했을 때와 7세가 됐을 때 혈액샘플을 채취, 태아의 발육과 소뇌, 해마 등 ADHD가 영향을 미치는 뇌 부위의 발달에 관여하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2(IGF2: insulin-like growth factor) 유전자에 DNA 메틸화(methylation)가 발생했는지를 살펴봤다.

임신 중 식습관은 행동장애, ADHD와 연관이 있으며 이는 IGF2 유전자의 DNA 메틸화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DNA 메틸화란 DNA 염기서열에는 전혀 변함이 없는 상태에서 DNA 구조에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이 때문에 유전자의 발현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

혈액 샘플 분석결과 임신 중 지방과 당분 섭취가 많았던 여성의 자녀가 임신 중 식습관이 건전했던 여성의 자녀에 비해 출생 시 IGF2 유전자의 DNA 메틸화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7~13세 사이에 ADHD 증상도 함께 나타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행동장애와 ADHD는 동반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행동장애는 바꿔 말하면 '품행장애"로 남을 위협하거나 해치고 거짓말을 잘하고 남의 물건을 훔치며 학교를 빼먹는 등의 문제행동을 말한다.

전체적인 결과는 임신 중 건전하지 못한 식습관이 자녀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바커 박사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아동심리학-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