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의 '통큰' 승진 인사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9월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승진 인사를 한다. 애초 영업점 통폐합 등으로 승진 인사가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이 사기 진작 등의 차원에서 승진자를 늘리기로 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이르면 오는 20일 수백명 규모의 과·차장급 승진 인사를 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통합 이후 아직 제대로 된 승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올초 성과가 좋은 행원급 직원 6명을 특별 승진시킨 정도였다.

통합 이후 조직 안정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통합 전 옛 하나은행은 매년 한 차례, 옛 외환은행은 두 차례씩 직원 승진 인사를 했다. 이달 초 열린 올 하반기 영업추진회의에서도 KEB하나은행 경영진은 “올해 대규모 승진 인사가 어렵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런 상황이 반전된 것은 함 행장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다. 함 행장은 “영업점과 인력 구조 개편으로 힘든 건 사실이지만 수개월간 고생한 전산통합 작업을 보상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유·무형의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KEB하나은행 노동조합이 직원들의 복리후생 제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경영진 의견에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이번 대규모 승진 인사의 배경이 됐다. 복리후생을 축소하면 연간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인건비 여력이 생긴다. KEB하나은행에는 아직 옛 하나·외환은행 노조가 각각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사·급여 체계와 복리후생 제도가 옛 하나·외환은행 직원 간 달리 적용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