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미디어 뉴스룸-MONEY] 속상한 상속
‘소송도 불사하겠다.’

자녀 100명 중 17명이 부모님의 상속 배분에 불만이 있을 경우 가족을 상대로 유류분 소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머니가 리서치전문업체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부모(50·60·70대 각각 100명)와 자녀(20·30·40대 각각 100명) 총 600명을 대상으로 5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에 걸쳐 상속 문제에 대해 설문조사(표본오차 범위 ±5.7%)한 결과다.

[한경미디어 뉴스룸-MONEY] 속상한 상속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상속과 관련한 부모와 자녀의 ‘동상이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조사에서 부모는 상속 과정에서의 가족 갈등을 가장 먼저 걱정했다. ‘상속 관련 최대 고민거리’로 부모 중 44.3%가 가족 갈등을 꼽았다. 다음으로 세금(38.3%), 경영권·재산 유지(9.0%), 자녀 교육(6.7%) 등의 순이었다. 자식의 최대 고민은 세금(42.7%)이었다. 가족 갈등(40.3%)이나 경영권·재산 유지(7.7%)보다 많았다.

상속·증여에 대한 태도도 달랐다. 설문조사에 응한 부모 61%가 ‘상속·증여의 구체적인 시기’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사전증여 등을 이미 진행했다’(0.3%)거나 ‘사전증여 등을 진행하고 있다’(2.7%)는 답변은 3.0%에 지나지 않았다.

부모들이 사전증여를 꺼리는 이유는 ‘증여 이후’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사전증여 시 자녀 홀대를 우려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부모가 39.0%였다. ‘그렇지 않다’는 비중은 28.0%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녀들은 부모의 마음과 달리 55.0%가 ‘사전 증여’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부모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속 갈등이 일어날 확률이 낮지 않은 것으로 예상됐다. 10명 중 3명의 부모가 재산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자녀가 있다고 고백했다. ‘재산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자식이 있는가’를 물었더니 27.3%가 ‘있다’고 답했다. 더구나 유언장 작성조차 하지 않고 있는 부모가 대다수였다. ‘이미 유언장을 작성’한 부모는 1.0%에 불과했고, 46.0%는 아예 유언장 작성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자녀에게 ‘부모가 상속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려고 한다면 어떻겠는가’를 물었더니 ‘기부를 반대한다’는 응답이 26.0%였다. 더 큰 문제는 부모와 자식 간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상속과 관련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부모 52.7%, 자식 56.7%에 달했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상속 관련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2010년 3만301건에서 2014년 3만7002건으로 약 22% 증가했다. 상속 전문가들은 “부모, 자녀 간 대화하는 것은 물론 상속계획을 사전에 수립해야만 분쟁 없는 상속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용섭 한경머니 기자 poem197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