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까지 먹어 치우는 외국계 PEF
사모펀드가 국내 먹거리 프랜차이즈 업체를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외국계 펀드는 외식업체를 사들이고, 국내 펀드는 커피업체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업체가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리면서 국내 프랜차이즈업체들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튼이 최대주주인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지난 22일 ‘큰맘 할매순대국’과 소고기 전문점인 ‘그램그램’의 인수 작업을 마쳤다. 이로써 bhc는 5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치킨 업체 제너시스BBQ의 자매 브랜드였던 bhc는 2013년 사모펀드 로하튼에 인수된 뒤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2014년에 프리미엄 소고기 식당을 표방하는 ‘창고43’을 인수한 데 이어 작년 12월엔 숯불양념갈비 전문점 ‘불소식당’을 사들였다.

로하튼은 bhc의 덩치도 키웠다. 2013년 806개였던 bhc의 매장 수를 2년 만인 작년 말 1200개로 50%가량 늘렸다. 같은 기간 매출은 2배가량 뛰어 지난해 1860억원을 기록했다. bhc 관계자는 “중저가 먹거리인 치킨 외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가족 외식 메뉴인 소고기와 순댓국 브랜드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외식 프랜차이즈인 놀부를 중심으로 여러 브랜드를 선보이며 먹거리 전문기업 입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2011년 1200억원에 놀부를 인수한 뒤 숯불애장닭과 한정식 브랜드인 오색찬연을 내놨다. 이어 뷔페 식당인 엔테이블과 놀부화덕족발, 맑은설렁탕담다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작년 4월엔 분식 브랜드인 공수간을 인수한 데 이어 한 달 뒤 놀부옛날통닭 브랜드를 내놨다. 놀부는 지난해 11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2012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배 수준인 26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사모펀드들은 커피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두고 있다. IMM PE가 2013년 인수한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1085억원의 매출을 달성, 처음으로 1000억원 매출 고지에 올랐다. 국내 사모펀드인 K3 제5호도 작년 말 카페베네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 한류 벤처에서 16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외식업체 관계자는 “먹거리 프랜차이즈가 큰 이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들이 계속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매출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프랜차이즈가 추가로 사모펀드에 인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빛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