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경제 활성화 관련 공약이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가운데 '야(野) vs 야(野)'의 대결이 벌어지는 광주에서는 자동차 관련 공약을 놓고 공방이 한창이다. 자동차 산업은 일자리 창출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언제나 초미의 관심사여서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선 이들 공약(公約)을 놓고 '현실 가능성 없는 공약(空約)'이 될 수 있다는 현실론이 제기되는 중이다.

지난 2월 광주시는 대선 공약 사업인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을 20대 총선 공약으로 채택해 달라고 각 정당에 건의했다. 광주의 미래 먹거리 및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 지역의 현안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주 지역에 출마하는 각 후보 간 자동차 관련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총선 D-1, 자동차 관련 공약의 쟁점은?

더불어민주당은 삼성의 전장사업부를 광주로 이전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삼성전자의 전장산업 핵심사업부를 광주에 유치하면 향후 5년간 2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당은 삼성전자 출신 양향자 후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광주 서구 을에 출마하는 양 후보는 리튬전지·수소연료·모터엔진·경량소재 등 전장사업의 광주 투자유치와 강력한 보조금 정책을 통한 전기차 시장성 확보, 그린카·스마트카 전진기지를 위한 사업플랫폼 구축 등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국민의당 천정배 후보 역시 자동차 100만대 상산기지 구축에 따른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자동차 전용 임대산단 조성, 친환경 자동차 혁신 클러스터 조성, 특화분야 유망기술 개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통한 경제 유발효과는 생산 1조5,000억원, 부가가치 4,600억원, 고용 1만5,000여명의 달성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매월동 일원에 자동차 에너지관련 연구소를 유치해 산학연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핀란드 알토대학을 모델로하는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광주 핵심 공약도 자동차 100만대 도시 조성이다. 광산구을에 출마하는 심정우 후보는 광주빛그린산단 미래자동차 특구 지정, 수완지구 복합문화공연장 건립, 광주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완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자동차 관련 공약은 중요 현안인 만큼 각 당의 차원에서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광주는 기아차 공장에서 연간 62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자동차 생산기반 최적합지"라며 "광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모든 것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정당이 선거 앞두고 특정 기업의 공장 유치를 얘기한다 것은 정치가 시키면 기업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5공식 발상"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정당 및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현실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자동차 생산이 포화 상태여서 더 이상 생산이 늘지 않고 있어서다. 비용 경쟁력 측면에서 해외 공장 건설이 국내보다 기업에겐 유리하다는 얘기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해외 공장에 적극 투자한 것도 결국 국내와 해외 생산량의 비중 조절을 위한 조치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유치도 마찬가지다. 아직 사업의 내용조차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장 유치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지나치게 앞서 간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기본적인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정당과 후보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지금 자동차업계에 중요한 것은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이지 생산능력 확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는 기아자동차 공장 및 현대모비스 공장, 현대기아자동차기술연구소 및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이 들어서 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분야의 창업생태계 조성과 수소연료전지기술 등 미래산업 발전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광주광역시와 함께 설립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하는 등 자동차의 도시로 불리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금 갖추어진 인프라를 어떻게 활성화시킬지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며 "공장 유치와 생산량 증대는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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