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를 통해 처음 연예계에 발을 들인 배우 김지원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특유의 청순한 미모를 무기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매 작품마다 색깔이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탓에 ‘동일인물이 맞나?’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인터뷰 내내 털털하고 솔직한 입담을 과시한 그는 생각도 깊었고, 차근차근 말을 이어나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김지원은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에서 육사출신 군의장교 중위 윤명주 역할을 맡아 생애 첫 군인 역을 연기했다. 처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만큼 그에 어울리는 준비도 철저히 했을 터. “대본을 받고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서대영 상사와의 멜로였어요. 서대영 상사와의 멜로가 있기 때문에 지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말투였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제가 군인이라는 직업을 드러낼 수 있는 장면이 많지가 않아요. 대사라든지 어투에서 그런 느낌을 많이 내려고 노력했어요. 대본이 ‘다나까’로 나와 있어서 그 부분에 충실했어요. 아직도 군대의 계급 문화가 낯설어요. 촬영 전에 군부대에 들어간 적이 있었어요. 그 부대의 사령관님이 나오셨던 것 같은데, 송중기 선배님이 식사를 제대로 못하시더라고요. 식사가 끝나고 송중기 선배님이 저에게 ‘넌 밥 맛있게 먹었니’라고 물으시면서 ‘난 체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윤명주는 가진 이름이 많다. 대한민국 여군, 여군 중에서도 군의관, 그리고 무남독녀 외동딸. 이른 바 ‘장군의 딸’이다. 첫 부임한 부대에서 만난 서대영(진구) 상사와 사랑에 빠진 뒤,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윤명주는 사랑을 아는 여자예요. 미모에 집안까지 빠질 것 하나 없지만, 오직 서대영의 됨됨이 하나만 믿고 가죠. 극 중에 ‘서대영이 얼마나 날 어떻게 사랑했는데’란 대사가 있어요. 사랑받는 여자는 자존감이 높죠. 그 둘의 러브 스토리가 있다 보니 가능했던 것 같아요.”드라마가 진행 되면서 김지원 진구 커플을 향한 관심도는 상당히 높아졌다. 특히 김지원과 진구의 안정된 연기력은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으며 이에 `태양의 후예` 애청자들은 진구와 김지원을 `구원커플`로 부르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윤명주 서대영 커플은 유시진 강모연 커플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에피소드로 무서운 흡인력을 발휘했다. 회를 더할수록 윤명주 서대영 커플의 로맨스에 푹 빠져드는 시청자들이 늘어났다.“진구 선배님과 애교 장면이 몇 장면 나오잖아요. 차 안에서 ‘천사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참 많이 쑥스러웠어요. 편집을 보니 참 예쁘 나오더라고요. 제가 봤을 때 민망했는데 의외로 예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신기했어요. 그리고 송중기 직무실에서 ‘뭘 하셔야할 것 같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는 장면과 트럭에서 키스를 할 것 같은 장면 등에서 시청자들이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극중 11회에서 나온 애틋한 얼음욕조 포옹 장면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윤명주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열이 올라 실신에 이르렀다. 다른 장기가 망가지기 전에 열부터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강모연(송혜교)은 윤명주를 얼음욕조에 담갔고, 서대영은 그런 윤명주 곁에서 손을 꼭 잡아줬고, 이어 열이 내리자 윤명주를 번쩍 안아 옮기며 병수발을 들었다. 윤명주를 병간호하는 서대영의 모습이 두 사람의 로맨스에 애틋함을 더했다.“그 장면은 일죽 세트장에서 찍었는데, 굉장히 추운 날이라 고생했어요. 가짜 얼음을 사용할 줄 알았는데, 리얼리티를 위해 실제 얼음을 썼어요. 춥게 떨면서 촬영했죠. 얼음 20kg 정도 썼고, 두 시간 넘게 찍었어요. 환자복이 얇아서 안에 보온 장비를 입으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최소한의 나시, 속바지 정도만 입었어요.”애틋한 얼음욕조 포옹 장면과 함께 11회에서 윤명주와 아버지 윤중장(강신일)과의 눈물의 통화 장면도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윤명주는 윤중장과 전화 통화를 하며 “두 가지만 용서해 달라”라고 말했다. 윤명주는 “딸 윤명주, 과거에 아빠 협박했던 거 용서해 달라. 두 번째는 다 나으면, 안 죽으면 서상사 군복 벗게 하지 마세요”라고 부탁했다.“아버지와 딸의 대화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대사가 너무 좋아 눈물이 많이 났어요. 11회부터 부녀의 정이 드러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 제가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을 반대하신다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많은 대화를 나눠 봐야할 것 같아요. 그런데 ‘배우자는 내가 살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뭐가 맞는 걸까요. 닥쳐봐야 알 것 같아요.”(웃음) 김지원은 진구와의 로맨스 뿐 아니라 윤시진 대위 역 송중기와 육군사관학교 선후배 관계로 찰떡 호흡을 보여주고, 의사 강모연 역 송혜교 와는 각기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동지애로 뭉친 모습을 보인다.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는 소문이 자자할 정도였다. 김지원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작년 6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12월까지 거의 반년을 함께 했어요. 송혜교, 송중기, 진구 선배님 모두 화기애애한 현장을 지향하시는 분들이었어요. 먼저 나서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셨거든요. 만나면 항상 먼저 인사해주시고, 혹시 불편한 건 없냐고 물어봐주셨어요. 알파팀, 의료팀 연기자들이 많아서인지 회식자리도 많아 금방 가까워졌어요. 진구 선배님이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윤명주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는 김지원의 노력과 열연도 있었지만 드라마 ‘상속자들’에 이어 두 번째 만난 김은숙 작가도 큰 몫을 했다. 짧은 헤어스타일 역시 김은숙 작가의 아이디어였다. “단발이 신의한수였죠. 감독님과 작가님이 회의를 하시고 나서 ‘단발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어요. 윤명주 캐릭터를 하면서 단발에 처음 도전해 봤어요. 드라마 ‘상속자들’ 때도 김은숙 작가님이 ‘앞머리를 잘라보는 게 어때’라고 하셔서 해봤는데, 신의한수였죠. 김은숙 작가님은 존경하고 어려운 분이예요. 하지만 회식자리에서 뵈면 사적인 얘기, 조언, 농담도 하세요.”‘태양의 후예’는 단 9회 방송 만에 파죽지세로 시청률 30%의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 2012년 방송된 MBC 드라마 ‘해를 품는 달’이 기록한 시청률 30%의 벽을 4년 만에 뚫었다. 김지원은 ‘태양의 후예’의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묻자 활짝 웃었다.“‘태양의 후예’가 많은 관심을 받는데, 그게 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 신기하고 감사해요. 윤명주 캐릭터가 판타지로 그려지고 있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완벽에 가깝고, 자존심을 버리고 사랑하고, 보호 받지 않고 누군가를 보호하는 모습 등 대본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태양의 후예’를 통해 김지원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으로 ‘태양의 후예’ 최고 수혜자 소리를 들을 정도다. 그에게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인생작’이라고 항상 말하고 있는데, 이 말이 가장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제가 이 때까지 차근차근 해왔고, 좋은 작품을 지나왔지만 좋은 대본과 선배님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기회였고, 윤명주 캐릭터가 완벽하고 예쁜 캐릭터라, 이런 캐릭터를 또 할 수 있을까 싶어요. ‘태양의 후예’를 촬영하면서 처음이 고비였어요. 어른의 멜로는 처음 하는 것들이기도 하고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고등학생 역할을 주로 하다가 군복을 입었고, 어떻게 하나 고민을 했어요. 처음에 큰 산을 넘어 놓으니까, 순탄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태양의 후예’는 김지원에게 많은 걸 남겼다. 군복이 잘 어울리는 여자란 타이틀과 부쩍 늘어난 여성팬이 그렇다. “촬영하면서 뭘 입어야하나 고민을 안 해서 편했어요. 판타지를 보여주기 위한 드라마라 멋있는 점이 부각됐어요. 윤명주는 똑 부러지고 결단력 있는 캐릭터라 그렇게 보이기 위해 군복 사이즈를 줄였어요. 사실 윤명주와 저는 닮은 부분이 많아요. 50% 정도랄까요. 남자들이랑 있을 때 남동생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여성들이 좋아해 주시면 더 기분이 좋아요. 그게 더 어려운 거니까. 인정받는 기분이랄까요.”100% 사전제작인 만큼 그 역시 시청자의 마음으로 본방 사수 중이다.“편성을 앞두고 있는 사전 제작 드라마는 처음이었어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몸은 편했어요. 아무래도 심적으로는 긴 시간을 촬영을 해야 하고, 촬영 순서가 뒤죽박죽 되다보니 감정선이 중심을 잡아야 시청자들이 공감을 하실 텐데 어떻게 봐줄지 걱정이 됐어요. 사전제작이 불가피했던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 모니터를 하다보면 매 장면이 아쉬워요. 작년에 촬영을 하고 해가 지난 다음에 편집된 걸 이제 보는 거잖아요. 작년에 그 때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쉽다. 그 때 저게 최선이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 작품을 끝내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쉬운 점이 보이더라고요,” 종영까지 4회 만을 남겨두고 있는 ‘태양의 후예’는 어느덧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지원에게 후반부 관전 포인트를 물었다."아직 이야기가 많이 남았어요. 저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재밌게 볼 테니 같이 공감해주시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일단은 큰 사건이 하나 일어나면서 인물들 간의 감정이 심화 돼요. 그것을 보시면 긴장감이 있을 거예요. 결말요? 제목처럼 ‘태양의 후예’와 잘 어울려요. ‘이렇게 빨리 끝나나’라는 아쉬운 기분이 들어요. 결말이 많이 기다려져요. 알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이제 정말 윤명주를 비워내고 본연의 김지원으로 돌아올 시간이 됐다. 가족과 시간 보내거나 휴식 취하길 원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청사진은 어느 정도 그려놓고 있었다.“‘태양의 후예’ 방송 시작할 때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스케줄이 많아져서 못 갔어요. 잠깐 시간이 난다면 부모님, 언니, 강아지와 제주도 여행을 가고 싶어요.”2010년 CF를 통해 ‘오란씨걸’로 얼굴을 알린 김지원은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2013년 ‘상속자들’에서 유라헬 역을 통해 얼음처럼 도도한 매력으로 사랑 받았다. 세련된 비주얼을 비롯해 나이답지 않은 풍부한 감성과 안정된 연기력, 신선함을 강점으로 20대 여배우 기근현상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여배우로 꼽히고 있다. “사실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고, 대본을 주시는 대로 맞춰서 변화를 줘야하는 직업이다 보니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아요. 차근차근 큰 실수 없이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어떤 타이틀을 다는 배우보다는 그냥 ‘배우’라는 타이틀이 커요. 2016년 좋게 시작을 해서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분에 넘치는 관심을 받는 것 같아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게요. 소처럼 일을 하고 싶어요.”
온라인정보팀 유병철기자 yb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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