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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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단기 저점 1140원~1150원대 전망


미국 금리인상 우려 완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락세다. 상승 모멘텀(동력) 부재로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바닥은 어디인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하락한 1162.5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로 내려앉은 건 지난해 12월 29일(종가 1169.6원) 이후 석 달여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1200원대로 올라선 이후 지난 16일까지만해도 1190원대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최근 이틀 만에 30원 넘게 폭락하면서 1160원대로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 급락을 이끈 건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완화로 달러화 약세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3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금리인상 횟수를 4번에서 2번으로 줄일 것임을 시사했다. 여기에 국제 유가 급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환율은 빠르게 낙폭을 키웠다.

17일(현지시간)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94.8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할 요인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단기간 1140~115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이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주목할만한 이벤트 및 경제지표가 없어 하락세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낙폭이 과대했던 만큼 추가 쏠림현상은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기조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에서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기조는 점차 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감이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닌데다 가파르게 하락한 만큼 레벨 부담감에 따른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도 "선진국 통화인 엔화와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지속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주에는 달러화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정 연구원은 다음주 원·달러 환율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추세적인 하락세는 이어지겠지만 기술적 반등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레벨 부담감,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더해져 1150원대를 하향 돌파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건형 연구원은 외환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기대감에서 벗어나, 중국을 포함한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을 다시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등 글로벌 펀더멘털(기초체력)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며 "외국인의 국내 증시 자금 유입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21일 발표되는 국내 수출 지표가 두 자릿 수 감소세를 이어갈 경우 원·달러 환율 하단은 지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