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경협부문 6분의 1로 축소…"합의되면 두달내 관광재개 준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6년이 지나면서 독점 사업권자인 현대아산 인력이 약 70% 감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광·경제협력 부문 인원은 6분의 1로 줄었다.

10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1999년 창립 이후 금강산 관광 사업을 전개해온 이 회사는 2008년 7월 11일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인력 규모는 중단 당시 1천84명에서 현재 305명으로 71.9% 감축됐다.

관광·경협 부문은 240명에서 61명으로 줄었다.

본사 관광경협본부는 30명만 남았다.

금강산 호텔, 온정각 휴게소 등에 상주하던 현지 인력 621명은 현재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 필사의 구조조정, 영업손실 폭 줄여
현대아산은 지난달 1일 자로 임직원 30명에게 3개월 대기발령을 냈다.

현대아산 측은 "회사 생존을 위한 조직 개편과 업무 조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인원 조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대아산의 관광·MICE(회의·인센티브관광·컨벤션·전시) 부문 매출은 2억1천만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에 불과하다.

대북 관광사업이 중단된 지난 6년간의 추정 손실은 금강산 관광 7천511억원, 개성 관광 1천176억원으로 총 8천687억원에 달한다.

현대아산은 자구책으로 2009년부터 5회에 걸쳐 70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사업에 직접 투자한 재원은 7천억원, 외부 투자는 1천3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아산은 관광 중단 이후 6년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했다.

영업손실은 2009년 323억원에서 2010년 232억원, 2011년 141억원, 2012년 94억원, 지난해 92억원으로 해마다 조금씩 줄여나갔다.

◇ 생존 기반 닦으며 관광재개 총력
관광경협 외에 건설 등 다른 사업부문 인력은 관광 중단 이전 223명에서 현재 244명으로 약 10% 늘었다.

현대아산은 주택브랜드 '빌앤더스'로 오피스텔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현대아산은 2005년 종합건설면허를 따내 금강산 관광지구·개성공업지구 시설 건축과 북한 내 SOC(사회간접자본)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1분기 건설·용역 관련 매출이 40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2.0%를 차지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건설·유통·용역 등 국내 사업으로 회사의 생존 기반을 조성하는 동시에 관광 재개 돌파구 마련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MICE 등 행사 용역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협력사업 수주를 강화하는 한편 유통부문의 신규 면세점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남북 당국 간 회담에서 관광 재개가 결정되면 2개월 내 사업 재개가 가능하도록 준비 체제를 갖춰놓고 있다고 밝혔다.

◇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민간교류 물꼬 틀까
금강산 관광은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이후 합의서가 체결돼 그해 11월 18일 이산가족 등 남측 관광객 826명을 태운 관광선 금강호가 북한 장전항에 입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5년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하고 2008년까지 10년간 193만여명의 남측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상당한 사업 성과를 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에도 2009년과 2010년, 올해 2월 등 세 차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진행됐다.

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에서 이뤄진 것은 총 16회다.

작년 10월에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논의되던 중 무산됐다.

현대아산은 지난달 30일 기술진 7명이 방북해 장마철에 대비해 금강산 관광시설을 점검하고 돌아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통보로 향후 남북 간 민간교류가 활성화하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