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직접 IoT 기기를 만들 수 있는 길도 넓어지고 있다. 키노마의 IoT 제작 툴 ‘키노마 크리에이트’
이용자가 직접 IoT 기기를 만들 수 있는 길도 넓어지고 있다. 키노마의 IoT 제작 툴 ‘키노마 크리에이트’
자전거가 도시 곳곳의 대기오염 농도를 수집해 알려주고, 주차장이 빈자리를 알려주고….

공공 서비스 영역은 사물인터넷(IoT)이 알차게 활용될 수 있는 분야다. 도시민이 각자의 디바이스를 활용해 도시 곳곳의 데이터를 모으면 지금까지 공무원이 일일이 수집하거나 제한된 장소에 부착된 설비를 통해 얻은 정보보다 양질의 공공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서다. 중앙집중형이 아닌 분산형 시스템을 활용해 누리는 이점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주차 공간을 살펴보면 손바닥만한 크기의 원형 물체가 바닥에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스팔트에 박힌 지름 약 15㎝의 이 물체는 금속을 탐지하는 자석을 이용, 해당 주차공간에 차가 주차됐는지 여부를 알아내는 센서다. 이 센서는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통해 가로등으로 주차 정보를 전송한다. 시민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켰을 때 도시 어느 곳에 얼마만큼 빈 주차공간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글래스고가 IBM과 협력해 폐쇄회로TV(CCTV)를 이용한 도시 교통·범죄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 런던도 인텔과 협력해 건물이나 가로등 등에 센서를 부착, 소음 공해 등을 측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공공 분야 IoT 활용을 위해 정부보다 앞서 시민이 먼저 나서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뉴욕시에서 하수도 범람을 막기 위해 ‘돈트플러시닷미(dontflush.me)’라는 웹사이트를 열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사람은 발명가인 레이프 퍼시필드다. 그는 이 웹사이트를 통해 시민들이 초소형 PC인 아두이노나 근거리 센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지역 하수도 수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정보가 모이면 광범위한 지역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하수도 수위 지도’가 된다. 지역 주민들은 지도의 실시간 정보를 참고해 물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해 도시의 대기오염 정보와 도로 굴곡도 등을 체크할 수 있는 플랫폼도 있다. 마이시티휠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겪은 후쿠시마 주민 야마데라 준이 직접 나서서 개발했다. 자전거에 달린 센서를 통해 도시 각지의 지형·대기 정보를 수집, 공유하는 방법으로 도시의 현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도 널리 보급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