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성공] 두원重, 로켓 상단부…현대重은 발사대…150개 우리기업 기술력 빛났다

나로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과 발사·운영을 총괄했다. 하지만 부품 설계에서부터 지상시험시설 제작, 발사시설 개발, 발사체 조립 등에는 150여개 민간기업이 참여했다. 특히 발사체 상단부·로켓 추진 계통 제작, 기체 특수소재 개발 등 수익성이 크지 않은 사업임에도 불구, 기업들이 각 분야 역할을 충실히 담당했기에 나로호가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들 업체는 2021년까지 개발될 한국형 발사체(KSLV-Ⅱ) 사업에도 참여하며 우리나라 우주산업화를 이끌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민간기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나로호 2단(상단) 기체를 만든 두원중공업이다.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 부품과 위성 조립부, 탑재부 등 나로호 상단 개발과 제작을 맡았다.

두원중공업 관계자는 “나로호 사업을 통해 고도 300㎞ 이상 우주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비행체 개발 경험을 쌓은 게 큰 성과”라고 말했다.

나로호 기체의 특수 소재를 개발한 한국화이바의 역할도 컸다. 벌집 형태의 고강도 탄소섬유를 개발, 상단 기체에 적용했다. 한국화이바가 개발한 카본-알루미늄 소재는 항공기용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훨씬 높은 게 장점이다. 나로호 2단 로켓이 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관성항법유도장치’는 두산DST가 맡았다. 이 기술은 앞으로 로켓뿐만 아니라 함정 어뢰, 폭격기 미사일 등 유도무기, 전차·장갑차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전망이다.

나로호 상단에 사용되는 고체 킥모터는 한화의 작품이다. 1991년 한국형전투기(KFP) 사업에서 F-16 비행 조종면 작동기 국산화를 시작으로, 그동안 항공우주산업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로켓을 우주로 보내는 발사대시스템은 현대중공업의 역할이 컸다. 극저온 추진제와 초고온 화염을 견뎌낼 수 있는 첨단 플랜트 기술을 적용했다. 발사 3초 전부터 초당 900ℓ가 넘는 물을 뿌려 발사 때 나오는 3000도 이상의 화염을 450도까지 낮출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존 러시아 설계와 달리 자체 용접기술을 적용해 공기를 5개월 이상 단축했으며 설비규격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엔진과 터보펌프 제작엔 비츠로테크·삼성테크윈이, 지상지원장비 제작은 탑엔지니어링이 참여했다. 추력기시스템은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퍼스텍, GPS수신기는 네비콤이 만들었다. 나로호의 총조립은 대한항공이 맡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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