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경구피임약을 사용하면 중년 이후에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 의과대의 켈리 이건(Kelly Egan) 박사가 40~65세 여성 261명을 대상으로 과거 경구피임약 사용 여부를 조사하고 인지기능 테스트를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젊었을 때 경구피임약을 사용한 여성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인지기능 테스트 성적이 월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건 박사는 밝혔다.

특히 경구피임약을 사용한 기간이 긴 여성일수록 성적이 더욱 높은 경향을 보였다.

경구피임약을 끊은 지 오랜 시간이 경과했는데도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히 사용기간이 긴 여성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경구피임약 사용이 치매 위험 감소와도 연관이 있는지는 조사하지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이건 박사는 추측했다.

경구피임약에 어떻게 이러한 효과가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건 박사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나는 경구피임약의 주성분인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억제해 뇌로 들어가는 혈액의 흐름을 안정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에스트로겐은 또 뇌와 척수에 있는 특정 세포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이건 박사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여성건강 저널(Journal of Women's Health)'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