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럼 대하니 '단골'…주택가에서 대박난 음식점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좋은 상권을 선호하는 것은 그만큼 매출을 많이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좋은 상권일수록 그만큼 보증금과 권리금, 임차료 부담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유동인구가 많은 황금 상권에 들어가서도 치열한 경쟁에 걸맞은 매출과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부족한 자금으로 빚을 내서 무리하게 창업하면 생계를 위한 창업이 원리금 상환,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생계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주택가 상권이나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곳이라면 상대적으로 창업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이런 곳에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유동인구가 적은 한적한 곳에서 영업하려면 고객친화적인 영업을 전개해야 한다. 외부 유동 고객의 유입이 적기 때문에 단골 위주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광진구 군자삼거리에서 43㎡(13평) 규모의 ‘오래오래포차’를 운영하고 있는 이인숙 사장(52)은 창업한 지 4년째다. 테이블 7개를 두고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운영하면서 월 매출 1500만원을 올리고 있다. 창업할 때 보증금 2500만원에 권리금 2500만원, 월 임차료 93만원에 계약하고 시설투자로 2500만원을 들여 총 창업비용은 7500만원이다. 한 달 매출에서 재료비 600만원, 임차료 93만원, 인건비 150만원, 전기·가스·수도세 30만원 등을 제하고 나면 500만원 이상 수익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 장사가 가장 잘 되는 업소로 소문나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 고객이다. 호칭도 언니, 오빠, 친구, 동생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고객과 소통이 아주 잘 이뤄진다.

주요 메뉴는 해물파전, 치킨, 닭도리탕, 찌개류 등 안주류지만 손님들은 술과 함께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잔치국수나 공기밥만 추가하면 갓 담근 배추김치나 열무김치와 더불어 가벼운 밑반찬까지 제공한다. 조기축구회 등이 소모임을 예약하면 영업시간 전이라도 문을 열고, 손님이 원하는 경우 메뉴에는 없지만 백숙, 삼겹살 등 맞춤형 식단과 상차림을 내놓기도 한다. 매출액 자체는 많은 편이 아니지만 동네 주택가 상권에 입지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이 사장의 가게가 있는 상권은 군자역과 세종대후문 이면도로 삼거리에 있어 배후가구는 주로 다세대와 연립주택이다. 전형적인 주택가 상권인 셈이다. 소비 수준이 낮은 편이지만 동네주민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곳이기 때문에 소문에 민감하다. 수익성을 높이려고 주력하는 것보다 손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와 가족같이 대하는 창업자의 마음가짐 덕분에 꾸준하게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차별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소하지만 남다른 한두 가지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어필하면 된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소를 고집하기보다 상권 내 고객들의 지지를 받아 동네에서 1등 점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