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국의 연말 소비회복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긴축정책,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악재도 기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하지만 시장 에너지가 취약해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1957.26으로 마감해 한주 동안 55.46포인트(2.91%) 올랐다.한미연합훈련이 무사히 마무리돼 지정학적 리스크가 누그러졌고 유럽 재정위기 역시 진화 노력이 계속됐다.시장을 괴롭혔던 악재가 수면 아래로 잠기고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호전,삼성그룹 3세 경영 가시화 등 호재들이 부각됐다.중국의 추가 긴축 역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연말 랠리의 주요 전제인 미국 소비회복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차 양적완화 이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며 “오바마 정부 역시 집권 3년차를 맞아 경기 회복에 올인할 수 밖에 없어 내년 초까지 미국발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45년 이후 미국 증시는 대통령 집권 3년차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데다 경기후행지수가 플러스권으로 재진입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국내 증시의 급등을 예견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여건이다.내년도 기업 이익은 올해와 비교해 역기저 효과가 예상되고 향후 이익 전망치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증시는 시가총액이 큰 일부 핵심주 중심으로 올라 투자자들의 심리적 괴리감도 적지 않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증시 반등 과정에서 건설 운수장비 화학 전기전자 정도만 양호한 성과를 보이는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며 “개별 모멘텀과 가격 메리트가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집중적이고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의가 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전문가들은 시장에 효과가 선반영돼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9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에 지난 ‘11·11 옵션쇼크’가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지난달 옵션만기일 이후 외국인 차익거래 비중이 감소한 데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있어 대규모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같은 날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엔 조용히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들은 미국 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고 신성장 동력을 보유한 반도체,하드웨어(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관련) 등 전기·전자 업종을 이번주 ‘톱픽’으로 꼽았다.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유가 상승으로 직접 수혜가 예상되는 정유업종과 플랜트 수주 기대감이 커진 건설업종을 추천했다.

가격 측면에서는 올 한해 소외됐던 은행업종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성공적인 구조 조정과 금리인상 수혜로 이익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다.

대우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은 호황으로 사상 최대 이익이 예상되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추천했다.우리투자증권은 휴대폰과 TV 분야에서 경쟁력 회복이 예상되는 LG전자,올해 순이익 급증이 전망되는 KB금융 등을 핵심 종목으로 꼽았다.

대신증권은 미국 PC재고 등 지표 개선이 기대되는 삼성전자,스마트폰 분야 성장세가 예측되는 LG전자 등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이 밖에 삼성SDI,LG디스플레이,제일기획,동양기전,호남석유,카프로,효성 등이 증권사들의 추천을 받았다.코스닥시장에선 성우하이텍과 진성티이씨,에스에프에이,평화정공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