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2007년 7월 첫 출시 때만 해도 성공 여부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실제 2007년 7~12월까지 6개월간 가입자 수는 515명에 불과했다. 부모가 주택연금에 가입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자녀들이 취소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언론지상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급반전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주택연금을 판매하고 있는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처음으로 월 신규 가입 건수가 200건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출시 이후 가입자 수도 3500여명으로 늘었다.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전문가들은 2007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집값 하락세가 예상과 달리 멈출 줄 모르면서 상당수 은퇴자들이 집에 대한 기대감을 점차 접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집값이 계속 떨어질 것을 예상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주택연금의 월 지급금이 나이가 많고 집값이 비쌀수록 많아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으면 월 지급금은 늘어나지만 전체 수령액을 감안할 때 어차피 가입할 거라면 빨리 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하더라도 다른 한 사람이 계속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주택연금은 부부가 모두 사망한 뒤에는 집의 소유권을 주택금융공사에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자녀에게 상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바로 이 점이 집에 대한 애착이 큰 한국인들에게 주택연금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따라서 주택연금에 가입하기보다는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 월세를 받는 게 더 낫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주택연금과 수익형 부동산을 따로 볼 게 아니라 집을 줄이거나 팔아 남는 차액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 어차피 현행법상 주택연금은 1세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은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보완 투자의 개념으로 이해해도 괜찮다.

이 밖에 부동산 가격이 언젠가는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것이기 때문에 굳이 서둘러 주택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한 건설사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집값이 보합세를 띨 거라는 의견이 응답자의 77%를 넘었다.

이번 주 머니&인베스팅에서는 주택연금의 인기 비결과 가입 요령,향후 주택시장 전망 및 수익형 부동산 투자 방법 등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