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은 물론 문화와 휴식까지 한 곳에서 즐기세요~.'

올해 패션업체들은 가두매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문화까지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메가 컬처 스토어'(mega culture store)들이 주요 가두상권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제일모직,LG패션,코오롱 패션부문,이랜드 등 자금력과 유통망이 탄탄한 패션업체들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형 복합매장을 선보였다.

◆제일모직,빈폴 플래그십 스토어

패션 단일 브랜드로 4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국민 브랜드'로까지 불리는 제일모직의 캐주얼 브랜드'빈폴'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잇따라 선보이며 지역 상권의 가두 유통망 강화에 나섰다. 여성과 남성존이 분리된 백화점 매장과 달리 남성,여성,액세서리,골프,진,키즈 등 빈폴의 6개 라인 전부를 입점시켜 빈폴의 차별화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카페까지 갖춰 쇼핑,문화,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빈폴 측의 설명이다. 2003년 당시 서울 명동에 국내 브랜드로는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을 열어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 '원스톱 쇼핑'과 '패밀리 쇼핑'이라는 새로운 쇼핑 패턴을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매장들도 대형 규모로 리뉴얼 작업에 나섰다. 지난해 2월 대구 동성로에 플래그십 스토어(1415㎡)를 연 데 이어 6월에는 부산 광복동에 1216㎡,5층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LG패션,TNGT 컨셉트 매장

LG패션은 지난해 2월 여성 라인을 론칭,비즈니스피플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TNGT'도 여의도 명동 강남역 등 직장인들이 운집한 오피스 타운을 중심으로 가두매장을 확보 중이다. 직장인들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기존 의류매장의 범주를 넘어 매장 내 도서 문구 보디용품 등 직장인과 밀접한 상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미술 사진 분야의 전시회도 개최해 직장인들이 휴식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변화시켰다.

지난달에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컨셉트 매장 '어나더 파이브 베드룸(Another 5 bedroom)'을 열었다. 495㎡(150평) 규모의 여성 전용 컨셉트 매장으로 이례적으로 정원이 있는 가든형 매장이다. 20~30대 여성들이 즐겨 찾는 상권 특성을 감안해 조성아 루나 라인,'Clean Sense Body & Bath' 라인 등 필수 뷰티 아이템을 함께 구성했다. LG패션의 유정윤 TNGT여성 부장은 "고객들과 브랜드 문화를 공유하는 패션 브랜드만이 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TNGT 가로수길 매장은 단순히 매출이라는 1차적 목표를 넘어 궁극적으로 매장을 통해 표현되는 브랜드의 문화 코드를 함께 공유하고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패션,조이코오롱 · 컬처스테이션

코오롱 패션부문(코오롱인더스트리,캠브리지코오롱)도 '유통 경쟁력 제고'를 올해 경영전략의 하나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조이코오롱,컬처스테이션 등을 통해 가두매장의 영업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의류 매장이 단순히 옷만 파는 매장이 아닌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장소로서 브랜드 홍보 매체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코오롱 측의 설명이다.

코오롱 패션부문은 복합 브랜드 매장 '조이 코오롱'을 열고,지방 상권 공략에도 나섰다. '문화와 재미가 어우러진 의류 매장'이라는 의미로 코오롱패션 전 브랜드부터 경쟁사 브랜드도 함께 입점시켜 백화점 매장처럼 구성했다. 지난해 10월 광주시 진월동에 1650㎡(50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 '조이 코오롱' 광주직영점을 열고 아웃도어 존,골프&스포츠 존,남성존,남녀 캐주얼 및 잡화존 등 4개의 패션존과 슈크림 전문 카페,야외 플라자 휴식공간이 어우러진 대형 복합 쇼핑매장을 선보였다. 코오롱스포츠는 신개념 라이프 스타일 복합 문화매장 '컬처 스테이션'과 북한산 등산로 입구에 330㎡(100평) 규모의 아웃도어 문화공간 'KOP'(Kolonsport Outdoor Park)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등산,캠핑,자전거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아웃도어 라이프를 선도해 나간다는 목표다. 포토,바이크,등산 등의 강좌를 개설하고 전문 강사진을 구성해 교육과 실습을 진행하고 있고 등산객들에게 안전,준비,휴식,안내 기능을 갖춘 베이스 캠프 역할을 수행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