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현 사장은 봉이 김선달같다. 피터 팬으로 부르는 이들도 있다. 돈 한푼 안들이고도 그럴 듯한 꿈을 팔고,쉰을 훨씬 넘은 나이에도 장난끼가 여전하다. 보인상고 미술부를 거쳐 홍익대 응용미술과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파고들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호구지책'으로 제일은행에 들어갔다. 제일은행 엄지손가락 마크가 그의 작품이다. 이후 숙명여대 안정언 교수 디자인연구소에서 10년간 CI(기업이미지 통합)와 캐릭터 디자인에 매달렸다. 1989년 독립해 어머니들에게 그림책 만들기를 지도하면서 '엄마가 쓰고 그린 그림책' 13권을 제작했고,샐러리맨 아버지들과 함께 '아버지가 쓰고 그린 그림책' 10권을 펴냈다. 이를 계기로 1991년에는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었다.

남이섬과 인연을 맺은 날은 2000년 12월31일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기 하루 전 아들과 남이섬에 갔다. 아들은 하룻밤 묵고는 심심하다며 섬을 떠났는데 그는 3일간 머무르며 남이섬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남이섬은 개인 소유다.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수재(守齋) 민병도 선생(2006년 작고)이 1965년 모래와 땅콩밭이 전부였던 섬을 사들여 수천그루의 나무를 심었고,아들인 웅기씨가 이어받았다. 애초 운영주체는 경춘관광개발㈜이었는데 2000년 4월 주식회사 남이섬으로 상호가 변경됐다. 당시 수십억원의 빚에 허덕이고 있던 터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남이섬을 왜 방치하느냐"며 의욕을 보이는 디자이너에게 전권을 맡겼다. 강 사장은 "매달 월급 100원만 받고 일할 테니 뭘 하든 관여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대표이사직을 맡아 '동화나라 남이섬'을 일궈냈다.

프로필

▶1953년 충북 단양 출생

▶1974년 홍익대 미대 졸업

▶1989년 일본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 수상

▶1995년 한국어린이문화대상 수상

▶1998년 프랑스 칸영화제 포스터디자인 지명작가

▶2001년 ㈜남이섬 대표이사 사장(현)

▶2009년 한국도자재단 이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