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차이점이 뭘까요? 스티브가 회사를 비운 사이 애플 주가는 폭락했지만 빌이 없는 마이크로소프트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리더(leader)가 아니라 리더십(leadership)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

'창조 경영과 글로벌 인재 전략'이란 주제로 토론에 나선 데이브 울리히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50년 걸려 세운 회사가 단 18개월 만에 망할 정도로 기술과 규제를 둘러싼 기업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견고한 리더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토론회 좌장격인 팀 링고 IBM 휴먼캐피털서비스총괄 부사장을 비롯 리차드 오리어리 코닝 HR총괄 부사장,캐리 윌러드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수석부사장,스캇 드라흐 보잉인터내셔널 글로벌HR총괄 부사장,리우청룽 랑세스 글로벌HR총괄 부사장 등도 울리히 교수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리우 부사장은 미국발 금융 위기 당시 월가(街)에서 벌어진 부도덕한 보상 체계는 잘못된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포퓰리즘적인 성격이 짙긴 하지만 유럽에선 경영자가 젊은이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고 있느냐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라며 "금융 위기가 터지기 직전, 최근 5년간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솔직하게 고백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기업 인재들을 리더로 키우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울리히 교수는 "인재 육성을 위한 기업 간'마셜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승자 독식이 아니라 협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2차대전 후 마셜 플랜을 통한 서방 세계의 협력이 유럽 재건을 이끈 것에 빗댄 설명이다. 캐리 윌러드 부사장도 "그동안 HR 논쟁이 개인의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복잡해진 환경에선 회사 안팎 간 협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동의했다.

인재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조건으로 울리히 교수는 능력,회사에 대한 관심과 기여도를 꼽았다. 그는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에 직원들이 답할 수도 있도록 인재 교육이 이뤄져야 책임감 있는 리더십도 나올 수 있습니다. "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