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13년께 첫 국산 성인용 당뇨병치료제 신약이 출시될 전망이다.

종근당(대표 김정우)은 먹는 당뇨병치료제 신약후보물질 'CKD-501(Lobeglitazone · 사진)'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임상승인을 받아 고려대 안암병원 등에서 이달 중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한다고 9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인 1형 당뇨병(소아당뇨)과 달리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으로,췌장이 분비한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해 혈당이 높아져 실명,신장기능장애,신경병증(저림, 통증),심혈관계 질환 등의 합병증을 나타낸다. 종근당은 2000년부터 당뇨병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에 나서 2002년 CKD-501을 발굴했으며 최근 국내 및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에서 물질 특허를 따냈다.

회사는 2012년까지 3상 임상을 완료하고,이르면 2013년께 CKD-501을 국내외에 시판할 계획이다. 또 국내 임상과는 별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위한 해외 임상 시험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최근 미국 이큐스팜(Equis Pharm)과 해외 임상시험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CKD-501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글리타존계' 당뇨병 치료제 약물로, 세포 핵 내에서 당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수용체를 활성화해 혈당 수치를 내려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실시한 2상 임상에서 하루 1회 복용으로 혈당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렸고 심각한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방 및 근육조직에서 당의 대사(산화)를 촉진시키고 글리코겐 합성 및 인슐린의 결합을 증가시킨 데다 피속의 지방질 함량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확인했다는 것.특히 기존 경구용 혈당강하제의 단점인 저혈당 쇼크가 없고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도 혈당 재상승 억제효과가 높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종근당은 당뇨병치료제 합성 공정개선 연구를 통해 경제성 있는 대량생산 공정도 함께 개발한 만큼 이번 신약후보물질의 최종 상품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2013년 국내 시판 허가를 받게 되면 연간 약 700억원대에 이를 국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판되는 글리타존계 당뇨병치료제는 GSK의 아반디아(Rosiglitazone)와 일본 다케다의 액토스(Pioglitazone)가 있다. 글리타존계 당뇨병 치료제의 지난해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58억달러에 달하며,국내 시장 규모는 약 500억원대(지난해 기준)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