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WTO 체제,금융시장 통합 등 세계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동시에 지역주의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세계자유무역인 다자주의를 우선하면서도 자국의 이해증진을 위해 지역경제블록 형성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권에는 아직까지 경제공동체가 형성돼 있지 않지만,동북아권 경제블록 형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 · 중 · 일은 세계인구의 약 24%,세계구매력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3대 경제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서남권,일본 남부지역,중국 동해안지역을 아우르는 경제블록 형성의 필요성이 대두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에겐 시급히 해야 할 일이 있다. 작년 6월부터 시행한 동서남해안권발전 특별법령에 따른 서해안권 발전 종합계획 수립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중국은 5개 경제특구(선전,주하이,산둥,샤먼,하이난)와 빈하이신구 등 대규모 해안개발이 한창이다. 우리 또한 베세토(베이징-서울-도쿄) 중심의 한 · 중 · 일 3국은 물론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한 서해안권 마스터플랜 수립이 절실하다.

지금까지의 서해안권 계획을 살펴보면 유사하고 중복된 지자체 계획이 대부분이다. 이런 지역적 계획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 즉,거점중심형 해안발전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주도하고 그 효과를 각 지점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발전계획이 필요하다.

서해안권에서 경기만은 2000만 수도권의 배후지역으로 지정학적 경쟁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리상 대중국 교류증대에 대비한 물류기능 분담거점이며,3대 해안벨트 개발의 교두보로 선도프로젝트 육성에 최적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만이 서해안권의 주요거점이 되기에는 몇 가지 재검토돼야 할 사항들이 있다. 수도권 규제 및 시화호,화성호 등 대규모 간척농지 활용계획에 대한 재검토가 바로 그것이다. 세계적인 대도시권 경쟁력 확보 속에서 아직 우리는 이를 가로막는 지나친 규제나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가 어려운 현 시점이 우리에게는 성장의 기회일 수 있다. 지역특화 및 연계를 통한 지자체 상생발전의 해안권 종합계획을 수립,실현해 국가경쟁력 제고는 물론 세계적인 해안권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다.

이철행 <경기도시공사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