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회사채를 중심으로 살아나면서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차(스프레드)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스프레드가 줄고 있다는 것은 회사채의 수익률 개선 작업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채권형펀드의 주간 평균 수익률이 1%대로 치솟기도 했지만,같은 달 마지막주 채권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02%에 그쳤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달 말부터는 이 같은 현상이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몸을 사렸던 뭉칫돈이 회사채 발행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어 발행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두 달이 채권형펀드에 투자해 안정적인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아직 발행금리가 높은 AA-등급 우량 회사채의 발행이 잇따를 전망이어서 증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를 편입하는 채권형펀드에 승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오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책금리가 인하되고 채권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며 채권 투자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우량 회사채 위주의 투자전략을 쓰는 채권형펀드는 아직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펀드 · 증권 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1년 수익률 상위 10개 채권형펀드 가운데 '한화꿈에그린채권'이 AA등급 이하의 회사채 투자 비중이 가장 높다. 나머지는 모두 국공채를 편입하는 펀드다. 국공채에 투자하는 다른 채권형펀드와 비슷한 1년간 7.8%가량의 수익을 내고도 이 펀드는 지난 1월2일 기준으로 AA등급 이하 회사채의 편입 비중이 유일하게 26%를 넘는다.

여기에 정부가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작년 10월 펀드자산 중 60% 이상을 국내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에 거치식으로 3년 이상 투자하면 3년간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 회사채 비중이 높은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게 세제상으로도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회사채 비중이 60%를 넘으면서 A등급 회사채 비중이 높은 펀드로는 '하나UBS인Best연금채권1'(14%)를 비롯 '하나UBS개인연금채권S-8'(13%) '동양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채권2Y-5'(12%) 등이 있다. 이들 펀드의 1년 수익률은 각각 5.3%,5.3%,6.9%다. 이 중 '동양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채권2Y-5'는 BBB 등급의 회사채를 전체 순자산에서 53%가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나머지 두 개 펀드의 BBB등급 회사채 보유 비중은 33%대다.

해외 회사채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는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세제 혜택 대상이 아닌 데다 파산신청을 한 GM이나 씨티그룹 AIG는 물론 미국과 유럽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생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투자 제약 요인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이들 시장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고 또 실제 수익률도 좋지 않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해외 채권형펀드 가운데 1년 수익률이 가장 좋은 '템플턴글로벌채권'펀드의 1년 수익률은 -8% 안팎이며 6위 이후부터는 1년간 20% 이상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