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회장 중심 일치단결" 주문

'쇠박사'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40년에 사흘 모자라는 철강인생을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2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빌딩에서 이임식을 갖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회장은 그간의 여정을 보여주는 비디오가 상영된 뒤 이임사에 앞서 "취임식은 여러번 했지만 이임식은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다"는 농담으로 운을 뗐다.

이어 "번거로운 것이 취향에 맞지 않아 이임식을 원하지 않았지만 이임식 전통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는 건의에 따라 이임식을 하게 됐다"고 이날 행사를 갖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임사에서 "1969년 3월 입사해서 모래바람 가득한 제철소 부지를 오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일 모자라는 40년이 됐다"면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지난 40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보람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물러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 6년간 회장 재임시절을 되새기며 "재임 기간은 회사가 로컬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었고 제 역할 또한 바로 여기에 있었다"면서 안으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업무절차와 제도를 갖춘 점, 밖으로는 중국,인도,베트남 등지의 생산기지 및 판매망 확충 등을 보람있었던 일로 꼽았다.

퇴임의 변에는 역시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염두에 둔 듯 충실한 위기대응도 포함됐다.

이 회장은 "이 어려운 때에 회사와 여러분을 뒤로 하고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지만 포스코의 DNA가 된 도전정신과 어려울 때 일수록 하나가 되는 화합의 정신을 발휘한다면 이번 위기를 능히 극복해낼 수 있다"면서 신임 정준양 회장 중심의 일치 단결을 주문했다.

그는 이임사가 끝난 뒤 자신에 대해 "40년간 과대평가를 받아 부끄러운 생각도 든다"고 자평하고 "포스코는 하느님이 돕는 기업이라고 하는데 앞으로도 하느님이 돕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는 부탁도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