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환 기업은행과 농협 수협 등 국내 18개 은행 중 12개 은행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본자본비율 9%에 미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기본자본비율을 9%로 끌어올리려면 모두 9조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18개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2.19%,기본자본비율은 8.79%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증자 등으로 16조2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면서 9월 말 기준 10.86%,8.33%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금감원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자기자본비율 12%,기본자본비율 9% 중 기본자본비율을 맞추지 못했다.

은행별로 보면 자기자본비율이 12%가 안 되는 곳이 9개다. 특히 향후 부실이 발생하면 먼저 줄어드는 기본자본비율 9%에 미달하는 곳이 우리 외환 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경남 기업 수출입 농협 수협 등 12개에 달한다.

이들의 기본자본비율을 9%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농협이 2조8000억원,우리은행 2조원,기업 1조8000억원,수출입 1조원 등 모두 9조원가량이 필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대구 부산 전북 등 지방은행들이 자체적인 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 상태에서 기본자본비율을 9%로 높이려면 최소 8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협 우리은행 등의 경우 필요 자금이 너무 많아 은행자본확충펀드에서 충분한 돈을 다 지원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두 20조원 규모인 자본확충펀드는 당초 은행별로 신청을 받아서 원하는 은행에만 줄 계획이었지만 최근 한도배정방식(크레디트 라인)으로 운용방법이 바뀌면서 SC제일 등 외국계 은행을 포함한 전체 18개 은행이 신청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20조원을 다 쓸 수 없기 때문에 예비로 몇 조원 정도를 남겨 놓아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 은행에 2조원 이상을 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기본자본비율=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구성되는데 부채성격을 띠는 보완자본을 뺀 순수한 기본자본으로 계산한 건전성 판단 비율.

기본자본에는 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잉여금 등 영구적인 자기자본의 역할을 하는 자본이 포함된다. 이 비율이 8%가 넘는 은행은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금융감독원은 9%로 맞추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