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경쟁차 '모닝' 꺾고 美 시장 공략 목표
배기량 1천cc.."혁신적 디자인.연비 탁월" 주장

지난 12일 미국 자동차산업의 본고장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09 북미국제모터쇼에서 트로이 클락 GM 북미사장이 GM대우의 마티즈 후속모델이라며 '시보레 스파크'를 깜짝 공개했다.

물론 실물이 아닌 사진으로만 공개됐고 대우가 아닌 GM의 미국 시장 대표 브랜드인 시보레 마크를 달았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사진으로만 선보였던 신차의 양산 모델 실물은 오는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다고 회사측은 예고했다.

제3세대 마티즈로 불리는 이 신차는 올 하반기에 양산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생산 기지인 GM대우 창원공장은 '보안 특명' 속에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신차는 출시와 동시에 내수시장에서 앞서 가고 있는 기아차의 '모닝'을 추월하고 금융위기 이후 위축되고 있는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히든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게 GM대우의 노림수다.

그만큼 경쟁사는 물론 언론 등에도 시장에 나오기 전에 관련 정보가 샐까봐 회사측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시제품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구역에는 보안카드를 가진 직원들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을 정도다.

2세대 마티즈를 개발할 당시 공식 출시하기도 전에 정보가 외부에 새나가 회사가 발칵 뒤집힌 일이 있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전에는 특별한 경우 사진 촬영을 하지 않는다는 등 조건을 달아 생산현장 접근을 가끔 허용한 예도 있었지만 2002년 10월 GM이 인수한 이후 보안은 더 강화됐다.

마티즈 시리즈는 동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 효자 상품이지만 아직 북미 시장은 공략하지 못했는데 이번 3세대는 북미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아 시보레 브랜드를 달고 2011년부터 수출에 나선다는 게 GM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회사측은 배기량도 기존의 800cc에서 1천cc로 늘렸고 '혁신적인 디자인, 최고의 연비와 경제성'을 지녔다고 공언하고 있다.

GM대우는 수출과 내수시장에서 동시에 호평을 받기 위해 2007년 뉴욕모터쇼에서 3세대 마티즈 콘셉트카 3종을 미리 선보여 그 가운데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비트(Beat) 카'를 골격으로 모델을 확정했다.

이번 신차 개발비는 회사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1세대 마티즈가 첫 선을 보일 때 1천600억원, 2세대가 450억원 들었던 것을 고려하면 대략 짐작이 된다.

GM대우 창원공장은 오는 7월말까지 공장입구와 마티즈 생산라인 통제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아직 작명(作名)도 되지 않은 3세대 마티즈는 빠르면 8월께 양산과 함께 공장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국내 경차 시장의 얼굴인 마티즈의 '마이너 체인지'는 많았지만 '메이저 체인지'는 3번째며 창원공장 차원에서 미국을 포함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겨냥한 신차 개발은 처음이라며 잔뜩 뜸을 들이고 있다.

세계 경제의 극심한 침체 속에 경차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세대 마티즈가 '보안 커튼'을 벗고 시장에 선을 보이면 한 때 휘청했던 창원지역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는 물론 국내 자동차업계 전반에 얼마나 훈풍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b94051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