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병원(병원장 성상철·사진)이 미국 의료시장에 진출한다.

병원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가 3699에서 LA사무소 개설 행사를 갖는다. LA사무소는 미주지역 동포를 서울대병원으로 유치,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암 심장병 등 중증질환 환자의 경우 제거수술 및 심장혈관 스텐트(탄성형 금속그물망) 삽입 중재수술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국내 대형 병원이 미국에 사무소를 내기는 2004년 차병원 측이 LA의 '할리우드 장로병원'(1500병상 규모)을 인수한 이후 서울대병원이 처음이다.

지난달 16일부터 기본 업무에 들어간 LA사무소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80여명의 교포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받기 위해 예약을 마쳤다. 현지 의료계의 반응도 뜨겁다. 40여개의 LA 병·의원이 업무협력 관계를 맺으려고 요청해왔으며,21일 열리는 현지 개원의사 대상 심포지엄에는 당초 목표했던 200명을 넘어선 270여명이 참가신청을 해왔다. 병원 측은 120만원 이상의 정밀 건강검진을 신청하는 미주 한인에게 내년 2월 말까지 선착순 1004명(LA는 천사의 도시)에 한해 30%의 특별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성상철 원장은 "재미동포들이 암 등 중증질환을 미국의 5분의 1∼10분의 1에 불과한 비용으로 세계 정상급 의료 수준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비용뿐만 아니라 치료절차의 간편성과 신속성면에서도 미국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은 재미교포와 미국인이 LA사무소에 전화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가상사설망(VPN)에 접속하면 현지에서 적합한 의사로부터 건강검진 및 외래진료,수술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울대병원의 중장기 목표는 미국 주류사회에 한국의 의료서비스를 수출하는 것.병원 관계자는 "한국계가 아닌 미국인이 한국에 와서 중증질환을 치료하고 돌아가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사업 초기 재미교포들을 통해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외국 환자를 유치해 통역이 필요없는 경우에는 국내 보험수가의 2배,통역이 필요하면 3배를 받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