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10% 늘려 … 정몽원 회장, 품질.영업 직접 챙겨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가 올해 신기술 연구개발에 지난해보다 10% 이상 많은 650억원을 투자한다.

한라그룹 계열의 만도는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최신 제품을 개발,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로 거듭난다는 전략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올해 투자계획을 8일 확정했다.

지난해 국내 매출 1조6700억원의 4%가량을 올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셈이다.

만도가 올해 R&D 투자를 늘린 것은 자동차 부품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사진)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외국계 투자회사인 센세이지로부터 만도를 인수한 이후 매주 3~4일씩 머물 정도로 경영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정 회장이 취임 당시 약속대로 품질과 영업부문을 직접 챙기고 있다"며 "5년 안에 세계 50위권 자동차 부품사로 진입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만도 인수 직후엔 국내외 주요 자동차 업체를 방문해 부품 구매 등에 관한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오는 11일에는 만도 기흥연구소 인력들을 현대차로 보내 자동차 주차시스템,가로주차 기술,사각지대 파악시스템 등 전자장비 부품에 관한 기술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만도를 단기간에 현대♥기아차의 '톱10' 협력 업체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는 현대모비스(모듈),위아(섀시),세종공업(섀시 및 소음기),한라공조(공조시스템) 등의 순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만도는 12~13위에 그치고 있다.

정 회장은 노사화합을 위해 지난 4월 노경협력실을 신설하고,노조 대표들의 해외공장 견학도 주선했다.

만도는 과거 한라그룹 산하였던 한라공조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더라도 인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010년 6월 상장하려면 외형 확대보다 내실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