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중동 지역 바닷물 담수화시설 연구를 위한 R&D센터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설치했다.

사업장과 가까운 곳에 R&D센터를 건립한다는 원칙대로라면 UAE가 아닌 사우디아라비아에 연구 시설을 세워야 했지만 결국 UAE가 낙점됐다.

유럽 등지에서 스카우트한 고급 인재들의 두바이 선호현상이 뚜렸했기 때문이다.

기세훈 두산중공업 두바이지사 과장은 "고액 연봉의 핵심 인재가 많이 필요한 R&D센터 같은 사업장을 중동에 만들 경우 두바이가 최상의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두바이에 위치한 제일기획 중동지역 헤드쿼터(본부).두바이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광고 제작 등을 담당하는 핵심 인력 중 UAE인은 단 한 명도 없다.

영업 관련 업무는 주로 한국인이,광고 제작은 레바논과 영국인 등 제3국인이 담당한다.

오승제 제일기획 중동지역 헤드쿼터 수석은 "두바이는 A급 외국인 광고 인력을 구하기가 쉽고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광고주들도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며 "UAE 출신 인력의 유무는 중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을 대거 유치해 '중동의 싱가포르'로 불리고 있는 두바이는 외국인들의 천국이다.

상주 인구 130만명 중 100만명가량이 외국인일 정도다.

외국인들이 두바이에 몰리는 이유는 무얼까.

전문가들은 외국인에게 자국의 언어나 전통을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편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두바이는 외국인에게 이슬람 문화를 강요하지 않는다.

이웃 나라인 이란에서는 외국인 여성이라 해도 히잡을 쓰지 않으면 출입국이 불가능하다.

두바이에서 관광업을 하는 안종혁씨는 "두바이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캐럴을 틀어 줄 만큼 문화적으로 열려 있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영어가 공식 언어라는 점도 외국인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세금도 없다. 이곳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소득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모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월급을 가져갈 수 있다.

두바이 정부는 비자 정책을 활용해 거주 외국인들의 '질 관리'를 하고 있다.

인재들만 골라 받겠다는 뜻이다.

두바이에서 외국인이 거주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한 가지.4년제 대학 졸업장을 본국의 아랍에미리트 대사관을 통해 공증받으면 된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 정도면 인재로 볼 수 있고 이들은 두바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두바이 정부의 판단인 셈이다.

두바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