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형의 `고슴도치 경영'과 공격형의 `여우 경영'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 배동만 제일기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힐튼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영철학을 소개, 눈길을 끌었다. 배 사장은 이날 `글로벌 시대 사람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갖고 "지난해 8월 아테네 올림픽 때 이건희 회장을 수행하던 중 만찬자리에서 `고슴도치와 여우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이 회장은 `앞으로의 경영은 고슴도치 경영과 여우 경영이 믹스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온몸에 돋친 가시로 몸을 웅크리고 있는 방어적인 고슴도치형과 공격적이고 꾀많은 지략가 스타일의 여우형을 적절하게 혼합, 기업의 유지 및 성장 전략을 조화롭게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사장은 "수성만 생각하다 보면 성장을 못하고, 성장만 생각하다 보면 수성을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림픽 때 이 회장을 수행하던 10여일간 여러가지 경영의 지혜를 얻었다"며 "이 가운데서도 `세상일은 억지로 되는 것도 없지만 거저 얻는 것도 없다'는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전했다. 배 사장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의 최근 20년 역사를 회고해 보면 고비고비마다 운이 따른 점으로 볼 때 기업경영에도 운이 필요하다'며 `억지로 안되는 일을 한다고 해서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사람의 인생도 순리대로 살 때 운이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것. 그는 이어 최근 `신드롬'에 가까운 국민적 지지와 존경을 받는 황우석 교수에 대해 "황교수는 끼와 열정의 표본이며 그가 혼을 불태우지 않았으면 오늘과 같은 성과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황우석 교수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보다 널리 퍼진다면 일류 인재, 일류 상품은 훨씬 더 많이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재 정책과 관련, "제일기획의 외국인 인력은 400여명 가량으로 국내에 14명 정도가 들어왔는데 이 중 4명 정도는 사장보다도 연봉이 월등히 많다"며 "세계 어느시장에서도 이길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능력에 맞는 보상체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계 X파일 사건에 대해서도 적극 설명했다. 그는 "위험이 동반되지 않는 상황은 없고 그 대표적 사례가 연예인 X파일 사건"이라며 "한국광고시장에서 체계적으로 선진화, 과학화시키기 위한 차원이었지 믿을 수 없는 스캔들 얘기는 아니었으며 광고시장의 선진화, 체계화,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한 서비스 제고가 초점이었는데 일부 확대해석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혜는 실패를 해 봄으로써 얻어지는 것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야 한다"며 "움직이는 기업이나 다름없는 박찬호, 김병현, 최희섭, 골프선수들 같은 사람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