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공학한림원(원장 이기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1회 한경.공학한림원 원탁토론회'가 17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렸다. '참여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인 박기영 순천대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서정욱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희범 서울산업대 총장,이상천 영남대 총장,조충휘 전 현대중공업 사장이 패널로 참석,토론을 벌였다. ................................................................ [ 주제발표 ] 과학기술 중심 사회 구현은 과학기술을 국정 운영의 중심 축으로 확대함으로써 기술혁신을 앞당기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과학기술계는 그러나 과학기술 시스템 혁신,부처간 역할 조정,이공계 기피문제 해소,연구개발(R&D) 시스템 효율성 제고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과제 해결을 위해 우선 R&D 투자 효율화를 위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종합조정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R&D 관리방식도 사후평가 중심에서 사전기획 중심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정부는 2007년까지 정부예산 대비 R&D 비율을 현재의 4.7%에서 7% 수준까지 확대하고 민간부문 R&D 투자도 매출액 대비 2.3%인 현 수준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R&D 투자비의 배분은 국가정책 목표(국과위),사업특성(각 부처 및 연구회),사업 우선순위(연구기관) 등 3단계로 나눠질 것이다. 국가 R&D 주체로서 출연 연구소의 역할을 정립하고 연구과제중심운영(PBS) 제도를 인센티브제도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연구회의 국회 소관 상임위를 정무위에서 과정위로 이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연구소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면 통폐합 또는 구조조정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연구소들은 연구비와 함께 연구방향을 제시받은 후 일정 유예기간을 두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R&D 등에 대한 국과위의 조정 기능 강화도 연구돼야 할 부분이다.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은 대통령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상호 순환보직제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법제도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안다. ...................................................................... [ 토론내용 ] 서정욱 전 과기부장관=출연연구소의 필요성에 의문이 생기는 곳도 있다. 정부는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과감히 없앨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훌륭하게 연구기능을 수행하는 곳에는 예산 운용 등에 대한 자체 결정권을 대폭 줘야 한다. 국과위를 단순한 단일 창구의 개념으로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과학기술 분야는 아주 다양하다. 국과위는 단일 정책목표 수립을 지향하는 곳이지 획일적으로 창구를 단일화하는 곳이 돼서는 안된다. 이희범 서울산업대 총장=지난 2000년 대통령 신년사에서 R&D 예산을 2003년까지 5%로 늘린다고 했는데 아직도 4.7%에 머무르고 있다. 예산 결정에는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세제지원 등을 통해 민간 기업들이 R&D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국과위는 과학기술부와의 역할분담을 통한 위상 정립에 대해 우선 검토해야 할 것이다. 출연연구소의 경우는 현 평가기법이나 운영체제로는 더이상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이상천 영남대 총장=지방대학 육성은 지역의 벤처 및 산업 활성화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98년부터 가동된 대구테크노파크의 경우 12개 업체의 매출액이 올해 4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대구지역 산업의 전체 생산 규모인 4조원의 10%를 차지한다. 국과위 위원을 전문가 위주로 구성했으면 좋겠다. 조충휘 전 현대중공업 사장=우리 산업구조가 노동집약적 대량생산에서 기술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지만 실제로는 노동집약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부품소재 등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기초기술 개발에 나서야 하는데 이는 정부 출연연구소가 담당해야 할 것으로 본다. 민간기업에 필요한 것은 R&D 투자비 뿐만이 아니다. 최저가격 입찰제,규격심사제 등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 정리=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