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고객의 자산규모에 따라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같은 PB 고객이라도 은행에 이익을 더 많이 안겨주는 고객에게는 보다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8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자산규모 10억원 이상 고객을 따로 분류,이들을 대상으로 우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래 이 은행의 PB대상 고객은 1억원 이상 예금을 예치한 고객이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10억원 이상을 맡긴 고객에겐 가족 장례식에 리무진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유명 패션쇼에 초청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세무 및 법률문제를 처리할 때 부대비용을 은행측이 부담하기도 한다.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을 맡길 경우 PB서비스를 제공하는 한미은행은 고객을 5개 등급으로 나눠놓고 있다. 고객이 은행에 안겨주는 수익과 고객의 금융자산을 종합해 등급을 매긴다. 대략 10억원 이상 맡길 경우 종합자산관리 뿐만 아니라 무료 건강검진권이나 여행상품권 등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올 하반기부터 10억∼50억원,50억∼1백억원,1백억∼2백억원 등 고객을 세분화할 방침이다. 각 자산그룹별 요구사항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중 기존 PB고객중 최소 1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만을 대상으로 한 신개념 PB센터를 따로 발족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씨티그룹의 PB서비스 방식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의 경우 은행의 골드서비스(금융자산 2억원 이상)와 씨티PB(10억원 이상)로 이원화돼 있다. PB 고객 기준을 예금 1억원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오는 6월부터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고객 1인당 예금액이 많을수록 은행 입장에서는 관리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에 부자고객도 차별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