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일변도로 추진되고 있는 조흥은행[00010] 처리가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금융계와 노동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조흥은행 매각을 위해 추진중인 제3자 실사는 단순히 매각 적정가격 산정에만 국한하지 않고 독자생존이 가능한지 여부까지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3일 한국노총을 방문, 노총간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조흥은행 제3자 실사문제와 관련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목적에 부합하는 실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고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노총 관계자가 말했다. 노 당선자의 이같은 언급은 이번 실사의 초점을 단순히 매각을 전제로 가격을 따지는데만 맞추지 않고 독자생존 여부까지도 면밀히 검토해 그 결과에 따라 조흥은행 처리방향을 정하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노조위원장도 "노 당선자가 한국노총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격만이 문제가 아니다'면서 독자생존 여부를 함께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조흥은행 허흥진 노조위원장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노 당선자가 그런 취지의 말씀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며 "독자생존은 우리 노조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것으로 새 정부가 독자생존 쪽으로 충분한 정책적 조율을 거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총 간담회에 참석한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은 "노 당선자가 조흥은행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금융계에서는 지난달 14일 노 당선자가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과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과 회동한 이후 조기매각으로 굳어졌던 조흥은행 처리방향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 당선자는 당시 이 위원장 등에게 "일방적 실사가 아니라 노조도 동의하는 기관에 실사를 맡겨 그 결과를 놓고 판단하자고 권고했다"고 말해 매각방침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제3자 실사기관으로 선정됐던 안건회계법인이 지난 11일 조흥은행과의 소송 등으로 실사를 포기, 조흥은행 매각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독자생존 가능성에 한층 무게를 실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예보는 조흥은행 실사를 위한 제3자 실사기관 재선정작업을 이번주초 선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사참여를 희망하는 기관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조흥은행 매각문제를 포함해 현재 대형화 위주로 추진되고 있는 은행 민영화에 대해 "명확한 전략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는입장을 밝히고 있어 현행 은행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를 할 가능성이있음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