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6일 방한하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 광고 모델 연장 계약을 맺는 삼성카드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교보생명이 2년간 18억∼20억원의 모델료를 지불키로 하고 전격적으로 히딩크를 모델로 영입,지금껏 독점해온 '히딩크 효과'를 나눠 가져야 하는 형편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애써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월드컵을 거치면서 '히딩크=삼성카드'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월드컵 기간에 히딩크가 나오는 TV광고 4편과 인쇄광고 8편을 제작,'엄청난' 광고효과를 거뒀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는 광고 카피는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더 이상 '히딩크 효과'를 독점할 수 없게 됐다. 광고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삼성카드 못지않은 좋은 조건으로 히딩크 감독을 모델로 영입키로 한 만큼 두 회사간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카드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과 교보생명 대행사인 휘닉스컴이 벌일 광고 아이디어 싸움도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이 같은 금융권 광고 모델로 나서는 것은 의외"라며 "일단 한 모델이 여러 회사의 광고에 나오기 시작하면 광고효과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