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이 감량경영에 나섰다. 그동안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정유사들은 올들어 공장가동률을 낮추고 '적자 주유소'를 정리키로 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하루 정제능력이 81만배럴인 SK(주)는 지난 4월부터 하루 정제량을 72만배럴로 줄였다. SK는 5월 이후가 계절적으로 비수기인데다 정제마진을 높이기 위해 당분간 공장가동률을 올리지 않을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3월부터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줄여 이달들어 공장가동률은 74%로 떨어졌다. 하루 정제능력 31만배럴인 이 회사는 지난 3월까지 완전가동했으나 4월 25만배럴,5월 23만배럴 등으로 생산량을 줄였다. 현대오일뱅크와 SK는 또 수익성이 나지 않는 주유소는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적자를 내는 직영주유소의 매각도 추진중이다. 지난해 가장 공격적인 경영을 했던 에쓰오일도 지난 3월 정기보수를 끝낸 후 공장가동률을 90%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정유업체들이 이처럼 감량경영에 나선 것은 국내 정유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에서 비수기로 접어든데다 일본 등 아시아시장의 경기침체로 수출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편 내수시장 비중이 90% 이상인 LG칼텍스정유는 17일 정기보수가 끝나는대로 공장을 풀가동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