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화장품회사인 프랑스 로레알의 한국 법인 로레알코리아가 지난해 흑자를 냈다. 93년 한국에 들어온지 8년만이다. 매출 1천2백20억원,순익 30억원,성장률 22%가 그 성적표다. 상륙후 연평균 45%의 고성장을 과시하며 지난해 매출 규모로 국내 화장품업계 4위까지 치고오른 사실을 감안하면 의아할 정도의 늦깎이 흑자전환이다. 피에르 이브 아르젤 로레알코리아 사장(44)은 11일 조선호텔에서 흑자전환을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 10위 화장품시장인 한국에서 단기에 이익을 내기보다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원칙아래 그동안 투자에 주력해왔다"며 "오랫동안 기다려 이룩한 흑자원년을 기점으로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젤 사장은 "한국을 비롯 세계 경기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는 만큼 올해 소비재 시장 전망은 밝다"며 "한국 여성들이 패션·뷰티에 관한 관심이 크고 구매력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여서 화장품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백화점 마트 헤어살롱 등 유통채널별 공략을 강화하고 지난해 선보인 슈우에무라 키엘 가르니에 등 새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아르젤 사장은 덧붙였다. 로레알코리아는 신제품 개발 공세도 강화할 계획이다. 아르젤 사장은 "그룹 차원에서 매출의 3%를 연구비로 투자하고 있다"며 "이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만 1백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지화전략에 따라 모든 신제품에 대해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치는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호평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력투자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로레알코리아는 올해 영업직을 포함,3백명을 새로 채용할 계획이다. 대다수 외국기업이 경력사원들을 중심으로 인력을 편성하는데 비해 로레알코리아의 경우 신입사원 채용 비중이 높다. 아르젤 사장은 "경험이 없는 신입사원은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대신 우수한 로레알맨으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며 "회사가 필요할 때 사람을 뽑는 대신 좋은 사람이 있을 때 사람을 뽑는다는 것을 인사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로레알은 그룹 전체로 볼 때 매니저급에서 여성 비율이 49%에 달할 만큼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아르젤 사장은 이와 관련,"여자든 남자든 최고의 인재라면 차별하지 않고 뽑겠다"고 얘기했다. 로레알은 세계 1백60여개국에 5만여명의 직원을 둔 세계 최대의 화장품 그룹.1907년 염모제 회사로 출발했다가 화장품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해 현재 랑콤 비오템 헬레나루빈스타인 메이블린 등 5백여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