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엔화와의 연결고리를 본격적으로 끊기 위한 사전포석에 들어갔다. 시장거래자들은 달러/엔 환율의 상승 가도를 바라보면서 국내 수급 상황과 당국의 의지를 저울질하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시장 주변 여건은 환율에 호의적이지 않으나 버티려는 의지가 강하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80원 내린 1,295.8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장중 변동은 불과 1.70원에 불과했으며 대기 매물 부담과 엔화 약세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엔화 약세의 진전에도 불구, 환율은 장중 내내 내림세를 유지하며 1,295∼1,296원 범위에서 정체된 흐름이 뚜렷했다. 원-엔 비율은 10.30마저 깨고 10.20선으로 돌입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엔/원 환율이 1,029.70원까지 내려갔으나 큰 의미는 없다"며 "딜러들도 생각은 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중요한 변수로서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장초 팔자(숏)플레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1,295원 하향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업체들의 저가 결제수요가 이를 방어했다.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에 힘입은 엔화 약세는 불가피해 보이며 이에 따라 환율 하락도 제한받아 좁은 박스권의 횡보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견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세력도 현재 공급우위의 장세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매수는 거의 없다"며 "그러나 달러/엔이 126엔을 조만간 돌파할 것으로 보여 아래쪽으로 밀고 내려가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달러/엔이 126엔을 가도 1,297원 이상의 상승은 힘들고 아래쪽으로도 1,295원은 지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3개월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가 여전하다. 그러나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 달러/엔은 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6월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비제조업지수가 52.1로 전달 46.6보다 크게 상회하는 등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데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가능성으로 3개월중 최고치인 125.80엔까지 오른 끝에 125.76엔으로 마감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 초반에는 125.50엔대로 소폭 내려앉았으나 닛케이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급락하고 일본 경제 침체 우려의 지속으로 한때 125.83엔까지 올라 3개월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유로/달러는 미국 경제지표 호전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고수 소식으로 뉴욕장에서 8개월중 최저치인 83.67센트로 마친데 이어 이날 83.50센트까지 내려서 최저치 경신 행진에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3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66억원, 4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전날 순매수에서 방향을 틀었으나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0.60원 낮은 1,296원에 출발했다. 전날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엔화 약세를 반영하지 않고 1,298원의 보합권에 머무른 점을 반영한 것. 환율은 개장 직후 1,296.50원까지 낙폭을 줄인 뒤 되밀려 1,294.80원까지 저점을 찍은 뒤 저가 매수세 등으로 소폭 되올라 1,295원선에서 횡보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