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6개국이 인간 게놈(유전정보)지도를 완성 공개함에 따라 게놈 비즈니스 시장에 불이 붙었다.

국내 바이오벤처 제약회사 연구기관들은 게놈 지도 완성 이후에 전개될 유전자를 활용한 질병치료 기술에 적극 나설 채비다.

인간 게놈해독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포스트 게놈''에선 나름의 입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바이오 벤처=마크로젠(대표 서정선)은 인간게놈 지도를 바탕으로 한국인 유전자의 특성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오는 6월 말엔 한국인 게놈 데이터베이스(DB)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동아시아인의 게놈 정보를 확보하고 그 DB를 상품화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대표 조중명)도 사람 몸에서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혀 질병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우선 위궤양 치료제를 시작으로 3∼4개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바이오벤처협회장을 맡고 있는 한문희 박사가 세운 프로테오젠도 포스트게놈을 겨냥해 단백질칩을 개발해온 회사.

프로테오젠은 단백질을 칩에 고정시키는 신물질인 ''프로링커(캘릭스아렌 유도체)''를 이용한 고정화 기술을 갖고 있다.

◆제약회사=포스트게놈시대에 대비해 국내제약업체들도 국내외 벤처 또는 외국 유수대학과 제휴,신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동아제약은 작년 10월 말 말기 심혈관 질환자의 발에 혈액공급이 부족해지는 허혈성 질환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에 대해 국내 최초로 임상시험 허가를 신청했다.

유한양행은 단백질칩을 암 진단키트로 개발하기 위해 영국의 모 대학연구팀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종근당은 암과 당뇨병 분야에서 단백질의 변화와 단백질간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병을 일으키거나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밝혀 3차원적인 신물질을 디자인한 후 신약으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은 항생제 내성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아미노아실 t-RNA합성효소(ARS)발현 유전자에만 선택 작용하는 신규 항생제를 개발중이다.

녹십자는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유전자를 발견해서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정부·연구기관=유전자 연구의 본산인 생명공학연구소는 이번에 공개된 유전자지도를 입수해 한국인의 유전자 연구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전체 유전자 지도를 활용한 비교 연구를 통해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연구소는 기대하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유전체학,단백질체학,생물정보학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올해 총 3천2백3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인간과 동·식물 등의 유전체 및 생물정보학 연구에 관한 정보와 인력을 통합관리할 ''국가유전체센터''도 설립한다.

차병석·정종호·송대섭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