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없지"

김각중(76) 전경련 회장이 지난 13일 저녁 서울 성북동 집으로 자신의 회장 연임을 간청하러 온 전경련 김입삼(79) 고문과 손병두(60) 부회장으로부터 한시간동안 설득을 당하고 27대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하면서 한 말이다.

연임을 완강히 고사하던 김 회장이 마음을 돌린 데는 부인 차현영(64) 여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차 여사는 전경련 간부들의 방문을 받고 처음에는 김 회장을 거들다가 "재계가 힘을 모아 당신을 도와주겠다고 합니다.이왕 이렇게 됐으니 하세요"라며 거꾸로 남편을 설득했다.

결국 김 회장 등 네 명이 저녁 7시부터 한시간 가량 다과를 들면서 얘기를 나눈 끝에 전경련은 김 회장으로부터 연임 수락의사를 받아냈다.

김 회장은 재추대를 받아들이면서 "경제계가 이제는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며 정보기술(IT) 등 신기술을 접목한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강조했다.

올 연말 예정된 국제자문단 행사를 잘 치르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손 부회장은 "김 회장이 일신상의 이유와 보다 젊은 회장이 전경련을 이끌어 줄 것을 희망해 회장직 연임을 고사했으나 현재 경제계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고 회장단과 고문단의 의견을 존중해 회장직을 수락하는 용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