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보험영업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이후 인터넷 보험이 대거 선보였으나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별로 없다.

고객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보험관련 정보만 수집할 뿐 가입 결정은 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증권거래와 은행거래가 날로 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터넷보험 현황=순수하게 인터넷만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인터넷 보험사를 표방하며 8%의 저렴한 인터넷 전용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리젠트화재조차 순수한 인터넷 보험판매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계약이 2만8천건에 달하지만 실제 인터넷으로는 고객정보 및 보험가입 의사만 확인한다"며 "최종적인 가입은 상담원과의 전화 통화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보험 업계도 4월부터 교통상해보험 암보험 등 인터넷전용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워낙 미미해 통계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월 김민석 의원이 내놓은 정책자료집에 따르면 올 1.4분기(4월~6월)동안 생보사들이 인터넷으로 거둔 수입보험료는 3억3천만원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계약실적의 0.01%에 불과하다.

<>부진한 이유=보험상품의 특성상 고객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사후 서비스가 중요한 만큼 설계사가 고객을 직접 찾아가 상품을 설명해 주고 신뢰를 쌓는 것이 인터넷 판매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계사 등 기존 모집조직의 반발로 인터넷 판매채널을 강화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복잡한 전자인증 체계도 인터넷보험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고객이 인터넷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보험사를 방문해 본인 확인을 받은 뒤,공인기관의 인증서를 다운로드 받아 컴퓨터에 설치해야 한다.

은행 증권과는 달리 보험의 경우 한번 가입한 후에는 금융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만큼 고객이 복잡한 인증절차를 감수하면서까지 인터넷으로 가입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은행과 증권사는 자체 인증을 사용하므로 별도의 인증비용이 들지 않지만 인터넷보험 고객은 공인인증 등록비로 매년 1만원씩을 내야 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공인기관의 전자인증을 인감증명서처럼 동사무소에서 쉽게 발급받고 은행 증권 보험 등 모든 금융거래에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인터넷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하지 않고 보험료 할인 수준도 충분치 않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전망=업계는 인터넷 금융거래가 안정되고 공인인증제도가 정착되는 시점이 되면 인터넷보험도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계의 디지털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관련 규제와 감독을 완화하겠다고 한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침체돼 있지만 인터넷보험의 성장 전망은 크다"며 "보험사들도 각종 여건이 갖춰지면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고객을 기반으로 인터넷 판매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